계간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열린논단 6월 모임이 16일 오후 6시 30분 ‘보르헤스, 불교를 말하다’를 주제로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발제는 문학평론가 김홍근 박사.

서양사회는 16세기에 르네상스, 18세기에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세계의 중심에 ‘이성’이라는 가치를 올렸다. 이성은 과학기술을 중시했고, 과학기술은 물질의 풍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성은 태생적으로 분별과 취사선택을 지향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이분법적 세계관을 낳았다. 따라서 세계 구성원 사이에 갈등구조를 배가시킬 수밖에 없었다.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던 ‘이성에 대한 믿음’은 생태파괴 등 근대화의 모순이 곳곳에 드러나면서 점차 인류를 배반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1986)는 이런 문제점을 통렬하게 지적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그는 서구의 이분법적 갈등구조를 넘어서는 불이(不二)의 세계관을 확립할 것을 주장한 ‘탈근대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의 이러한 사상은 프랑스 철학을 이끈 자크 데리다, 미셀 푸코 등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또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존 바스, 이탈리아의 옴베르트 에코 등에게도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그 배경엔 불교가 있었다.

열린논단 6월 모임은 보르헤스가 어떻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불교를 말해왔는지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된다.

발제를 맡은 김홍근 박사는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스페인으로 유학, 마드리드 대학에서 중남미문학을 전공한 문학평론가다. 김 박사는 지난 1998년에 <보르헤스의 불교강의>를 번역 소개하는 등 그동안 보르헤스와 불교와의 관계를 연구해 온 이 분야 전문가다.

김 박사는 이번 발제를 통해 불교사상이 어떻게 서구사상에 영향을 주었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심도 있게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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