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골반 나비,
전신을 흐르는 갑상선 나비,
얼굴 틀을 잡고 있는 말랑말랑 접형골蝶形骨 나비,
나비는 삶의 조화와 균형을 관찰하고 느낌으로만 말 거는 영혼은 심리를 파고드는데,
망망대해로 잊히는 불안에 둑이 와락 무너진다고 저급한 질투로 칭칭 나비를 동여매면서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마음 날을 벼리시는가.

고즈넉한 달 물결이 가슴 언저리 과녁을 맞히면 뿌연 안개가 출렁 불편한 영혼을 진동하는데, 골반 받침대가 신체를 바로 세우듯이 인간존엄을 지키겠다며 탐욕으로 가속페달을 밟아대 갑상선나비가 고장이 나는데도 잘살려면 어쩔 수 없다며 외면하시는가.
지휘자 접형골이 모든 호르몬에게 한 인생이 종식될 때 대단원의 마침표는 둥근 마음씨로 연주하자는데, 방해해서 오만 병을 부른 어리석음을 남 탓이라 하시는가.
자신도 속이고 세상도 속여도 나비는 속일 수 없다는 영혼의 소리를 못 느꼈다 하시는가.

얼굴은 마음 밭.
오욕칠정으로 감정이 물결치면 접형골 한 가운데 간뇌에서 호르몬 조각칼이 물길을 내고, 삼독三毒이 약한 장부에 칼질을 거듭 병이 깊어지니, 마음을 정복할 때 위대하다 하는 것.

엄도경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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