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고종 서울 백련사 회주 운경 스님.
“《제경요제》를 보고 신심이 안 나면 불연(佛緣)이 없는 사람이에요. 일반 신도들과 불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불교의 심오한 의미가 가슴에 와 닿을 겁니다.”

태고종 서울 백련사 회주 운경 스님이 경전의 핵심을 뽑아 모은 《제경요제》를 펴냈다. 금강경오가해서설, 화엄경소서, 원각경 보안장, 화엄경 보현행원품, 신심명, 증도가 등 23개 경전과 조사어록이 수록됐다.

7일 백련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운경 스님은 “모든 경전과 조사어록의 핵심은 사구게에 있다”며 “불립문자라고 하지만 선(禪)하는 사람들이 경전의 요점을 꼽았기 때문에 경전 읽기의 길라잡이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각 경전의 서문을 모은 《제경서문》의 확장판이다. 태고종 각 강원에 한자만으로 된 《제경서문》을 배포했지만 젊은 후학들이 공부하기 어려워하며 해석본을 요청해왔다. 스님은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현토와 한글 번역 작업을 했다. 각주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맡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특별히 앉혀놓고 뜻을 새겨주는 일이 없었어요. 요즘에는 강원도 많이 사라지고 있으니 특히나 안타깝지요. 이 책으로 하여금 출가사문은 물론 여러 대중들이 경서를 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운경 스님은 20여 명의 후학들과 함께 결성한 운림문회에서 이 책을 교재로 강의할 예정이다. 또 책 출간과 함께 법보시에 뜻을 내어 책이 필요한 곳에 무상으로 배포한다. 기 출간된 300권 중 상당수를 후학과 신도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2차로 출간될 700부 역시 필요한 곳에 법보시할 예정이다.

운경 스님은 1959년 백련사에서 설호 스님을 은사로 수계 득도하고 1963년 백련사 강원에서 사집과를 수료했다. 태고종 중앙종회의원과 종승연구원장, 백련사 주지를 역임했다. 2006년 운림문회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 참선도량 운림원을 운영하고 있다.

모지현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