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사람의 마음(人心)

제1절 마음의 체성(體性)

심체(心體)의 무상(無相)

48. 과거의 마음을 얻을 수 없으며, 현재의 마음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 -반야경(般若經) 1)

49. 마음은 안에도 없고, 밖에도 없으며, 중간에도 없다. -유마경(維摩經)

50. 마음의 모습(心相)은 공(空)하여 환화(幻化)와 같으며, 보리심(菩提心)도 없고, 성문심(聲聞心)도 없다. -유마경

51. 자성은 본래 공적(空寂)하여 대립도 없고[無二], 다함도 없다[無盡]. 육도[諸趣]2)에서 해탈하여 열반의 평등한 경지에 머물러서, 처음도 아니요, 중간도, 후도 아니며, 언사(言辭)로 설명할 바도 아니다. 삼세(三世)를 초월(出過)하여 그 모습(相)이 허공과 같다. -화엄경(華嚴經)

52. 더렵혀지지 않은 참 마음[眞如]의 성품은 차별이 없어서 적정(寂靜)과 같다. -대승이십송론(大乘二十頌論)

53. 선남자야! 참된 깨달음[菩提]은 무상(無相)이며, 관찰 할 수 없다(無觀察). 왜 무상이며, 관찰할 수 없는 것인가? 안식(眼識)을 얻지 못하는 고로 무상이며, 안식이 색(色)을 대하여 분별하지 않는 까닭에 관찰할 수 없는 것이다. 이식(耳識)을 얻지 못하는 까닭에 무상이며, 이식이 소리에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관찰할 수 없는 것이다.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식(識)을 얻지 못하는 까닭에 무상이며, 비, 설, 신, 의의 식이 향(香), 미(味), 촉(觸), 법(法)에 분별이 없는 까닭에 관찰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상하고, 관찰할 수 없는 것이 성자(聖者)의 경지로, 삼계(三界)를 초월[出過]한 까닭에 범인이 능히 알지 못한다. -수호국계주경(守護國界主經)

54. 심법(心法)3)은 본래 없는 것이어서 번뇌[塵穢]에 물들지 않는데, 어찌 심법이 탐진치(貪瞋癡)에 물들 수 있으며 과거, 현재, 미래[三世法]에서 누가 마음이라고 설할수 있겠는가? 과거의 마음은 이미 없어졌고, 미래의 마음은 아직 이르지 않았고, 현재의 마음은 머무르지 않아서, 일체법에 내재하는 성품[內性]을 얻지 못하며, 일체법의 외적인 모습[外相]을 얻지 못하며, 일체법의 중간도 얻지 못한다. 심법은 본래 형상이 없으며, 머무는 곳이 없어서 모든 여래들도 마음을 보지 못하는데 하물며 어느 누가 심법을 보겠는가. -심지관경(心地觀經)

55. 지장보살(地藏菩薩)이 견정신보살(堅淨信菩薩)에게 말씀하시기를 “선남자야, 만약 중생이 대승(大乘)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마땅히 처음에 수행해야 할 근본업(根本業)을 먼저 알아야한다. 그 근본업은 소위 참된 깨달음의 경지[一實境界]4)에 의지하여 신해(信解)를 닦는 일이니, 신해의 힘이 커짐에 따라 속히 보살종성(菩薩種性)5)에 들어가게 된다.
말하건대 일실경계는 중생의 마음의 근본자리[心體]를 이르는 것이다. 원래부터 생기지도 없어지지도 않으며, 자성(自性)이 청정하여 아무런 장애가 없으며, 분별을 떠난 까닭에 평등하여 두루 미치며, 시방(十方)에 원만하여 궁극적으로 한 모습[究竟一相]6)이라 대립도 차별도 없으며, 변하지도 다르지도 않으며, 늘어나고 줄어듦이 없다. 모든 중생, 모든 성문(聲聞), 벽지불(辟支佛)의 마음과 모든 보살의 마음과 모든 부처님의 마음이 모두 같아서, 생기지도 없어지지도 않으며, 물듦 없이 고요하다.
그 연유가 무엇인가? 일체 마음이 분별을 일으킴은 거짓된 모습(幻化)과 같아서 실체가 없는 까닭이다. 소위 식(識), 수(受), 상(想), 행(行), 억념(憶念), 연려(緣慮)7), 각지(覺知) 등의 갖가지 심수(心數)8)는 청(靑), 황(黃), 적(赤), 백(白)도 아니고, 잡색(雜色)도 아니며, 방(方), 원(圓), 장(長), 단(短), 대(大), 소(小)가 없으며, 나아가 시방(十方)의 허공(虛空)과 일체 세계를 다하여 마음의 형상(形像)을 구하여도 한 조각(一區分)도 얻을 것이 없다.”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각주
1) 여기서 《반야경》은 《금강경》을 이름.
2) 미혹의 세계, 육취(六趣)를 이름. 지옥취(地獄趣), 아귀취(餓鬼趣), 축생취(畜生趣), 아수라취(阿修羅(趣), 인간취(人間趣), 천상취(天上趣)
3) 심법(心法, citta): 심왕(心王). 또는 색법(色法)에 대응하는 마음과 그 모든 작용이나 요소.
4) 일실경계(一實境界): 평등하고 진실한 깨달음의 경지.
5) 보살종성(菩薩種性): 보살의 수행을 쌓아 반드시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
6) 구경일상(究竟一相): 궁극에 있어 절대적으로 평등한 일.
7) 연려(緣慮): 마음에서 생각하는 것. 유식설(唯識說)에서 제육식(第六識)이 대상을 생각하는 것.
8) 심수(心數, caitta): 심소(心所)의 구역(舊譯). 마음(心)과 결합하여 마음과 동시에 발생하는 모든 정신작용.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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