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판화박물관 ‘붉은 열정 손오공 특별전’에서 처음 공개되는 채색 서유기 육필년화.

《서유기》 관련 자료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5월 15일까지 ‘붉은 열정 손오공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한·중·일 삼국의 《서유기》 목판본과 목판 연화(年畵)·우키요에, 인도와 태국의 하누만 석판화와 탁본 등 7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특히 가로 220cm, 세로 90cm 크기의 천에 그린 ‘채색 《서유기》 육필년화(肉筆年畵, 설날에 민가 벽 따위를 장식하기 위해 손으로 그린 중국의 민화)’는 중국에서도 보기 드문 《서유기》 고사도로 이번에 고판화박물관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육필년화는 손오공이 관음보살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요괴 홍매아를 이기고, 홍매아는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해 선재동자가 된다는 내용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시간대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또 손오공이 동굴 속에서 나뭇가지로 호랑이를 희롱하는 모습을 그린 육필년화 ‘석석왕후(石昔王猴)’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에서 발행된 다양한 종류의 《서유기》도 전시·소개된다. 이중 채색 삽화가 삽입된 《서유기》는 중국과 일본에서 얼마나 《서유기》가 인기를 끌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우리나라 작품으로는 고려시대 청자원숭이와 12지신 동경, 김유신 장군 묘 호석 중 원숭이 탁본 등이 전시된다.

▲ 엔디 워홀 작 ‘네 마리 원숭이’
중국 목판 중에는 ‘피마온(避馬瘟)’이란 용어가 들어있는 부적 연화가, 일본 목판 중에는 금강역사와 함께 등장하는 세 마리 원숭이를 새긴 목판이 눈길을 끈다. 세 마리 원숭이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상징이다. 이밖에 서양에서 제작된 《서유기》 그림책과 엔디 워홀의 석판화 ‘네 마리 원숭이’가 소개되고, 건전지와 포커 등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서유기》 관련 용품도 전시한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손오공의 열정과 희망의 정신으로 민족의 열정을 다시 불 지피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의미로 특별전을 기획했다”며 “전시회 기간 동안 손오공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판화교육도 이루어지는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문화재청의 ‘2016년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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