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급변하는 종교적 세계는 그야말로 종교라는 용어, 종교에 대한 접근법 등 종교학 연구 방법론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게 하는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오랫동안 비교종교학 혹은 종교사는 종교학의 지칭어로 여겨져 왔다. 초기에는 비기독교적, 비유대교에 대한 연구를 주로 의미했으나, 점차 비교학적 혹은 역사적 관점은 단지 종교학의 하위 분야가 아니라 종교학의 모든 분야에서 개발된 지적인 관점을 의미하게 되었다.
물론 포스트모던적 도전이 입증하듯이 그러한 용법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성역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만화경 같은 다차원성의 현실과 각종 경계가 무너지고 변화되는 경향 속에서 포스트모던적 성찰이 가치 있는 주제임에 분명하지만 비교학적, 역사적 관점이 흔히 지적되듯이 그렇게 화석화되고, 사물화 된 접근법은 아니다. 또한 오늘날 종교계와 학계가 점차 복잡하고 다원화하면서 종교인들이나 종교학자들에게 대화의 문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1)
학자들이 특정한 현상을 기술하고, 특정한 대상이나 사건을 설명하고, 어떤 텍스트와 현상을 기술할 때에는 반드시 비교가 작용한다. 이 사실이 종종 망각되고 있지만, 모든 지적 작업에서 비교는 피할 수 없다. 비교에 대한 최소한의 정의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비교는 두 개의 분명히 다른 실체가 지적으로 어느 정도 서로 모아지거나 서로 분리될 수 있는가를 결정할 목적으로, 그 둘이 서로 어떻게 유사하고 어떻게 다른가를 고찰하는 작업이다. 요컨대 비교는 가정된 유사성과 차이에 근거한 모으기와 나누기(clumping and splitting)의 방법이다. 비교는 어떤 인지적·이론적 질서를 위해 행해지는 범주화 작업이다.
 비교의 대상이 되는 실체들(entities)은 비교 과정에서 이미 알려진 다른 실체들과 비교되며, 기존의 다른 개념·범주와 비교된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 분류가 가능해진다. 비교는 지적 영역을 확정하고 경계선을 그리고 패턴을 기술하고 연관성을 만들고 병행관계를 드러내며 이론을 적용하고 경향을 추적하는 이 모든 과정의 배후에서 작동하는 근본 방법이다.
이러한 식으로 비교를 이해하면 범주화라는 인지적 과정에서 유사성과 차이가 동시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사성과 차이는 서로 배제할 수 없다. 비교와 범주화의 작업은 가정된 유사성(인식론적 필연성)을 통하여 진행되는 과정이므로 그 과정에서 차이가 배제될 수 없다.2)
비교는 우리가 새로운 것, 전혀 별개의 현상들 사이의 연관성을 보게 하는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세상을 상상하는 것을 재형성하게 하는 ‘주술적’ 힘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비교는 또한 훨씬 명백한 정치적, 종종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종류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때때로 강압적 방식으로 다른 문화들을 범주화하고, 분리 또는 ‘지시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또는 경제적 관심에 봉사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정의하는 신비화와 혼란의 의미에서 ‘주술적’ 힘을 가지는 듯하다.3)
지금까지 비교는 두 가지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에서 비교는 모든 학문 활동의 중심(golden center) 즉 자료를 지각하고, 문제를 정확히 하고, 이해 가능성을 확립하고, 우리의 사유를 선명하게 하여 결국 우리의 사유를 전달가능하게 하는 근본적 방법으로 간주되어 왔다. 다른 한편, 비교는 보편주의, 잘못된 재현, 본질주의, 맥락 무시, 피상적, 인상주의적, 인위적, 전체화와 횡포를 동반하는 작업 요컨대 ‘무비판적(uncritical)’ 작업이라고 비판받아 왔다.
따라서 역사적 문화적 특수성을 강조하는 ‘지역 연구(area studies)'를 위해 비교 작업은 포기되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비판은 더욱 강화되어 왔다.4) 즉 비교종교는 자신의 과거와 화해해야 하는 한편, 종교사상과 실천이 지닌 특수한 측면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컨텍스트(context)에 주목하고 개조될 필요가 있다5)는 것이다.
최근 종교학계에 일고 있는 비교의 ‘주술(magic)’에 대한 간단한 흐름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논의가 불교계의 여러 사안들에는 어떻게 적용, 응용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강은애 |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상임연구원, omukti@hanmail.net

 

주1) Diana L. Eck, “Dialogue and Method-Reconstructing the Study of Religion-”, A Magic Still
  Dwell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00, pp.131-132.

주2) Jeffrey Carter, “Comparison in the History of Religion: Reflections and Critics-Introduction”,
  Method and Theory in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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