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 주지 은처 의혹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조계종단의 과제다. 더 이상 방치했다간 국민적 망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게 우리의 판단이다. 종단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해결방안을 강구해야지 지금처럼 수수방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지난 24일 용주사 금강역사 정화불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용주사 입구에서 ‘방화시도, 신도폭행, 용주사 폭력종식 법회’를 연 것은 이러한 우려의 반영이기도 하다. 종단 집행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현 용주사 주지를 보호하려는 입장을 취하게 됨에 따라 폭력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폭력종식법회에서 장명순 용주사 비대위원장은 “성월 주지 퇴출 운동은 전국의 모든 도량을 청정하게 만드는 ‘마중물’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조계종은 신도비대위의 이러한 발언을 가볍게 흘려들어선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재가불자들은 불법을 따르지 않고 돈과 물질을 섬기는 출가자들에게 염증을 내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하게 용주사만의 지엽적인 문제로 파악해선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 해 수원지방법원은 용주사 측에서 신도비대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 소송 결정문에서 “조계종 지도부의 자정 능력이 없으므로 신도들이 비구를 자격으로 한 조계종 소속 용주사 주지 문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요지의 판단을 한 바 있다.

향후 출가승의 범계에 대해선 재가신도들의 엄중한 감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사회적 요구와 맞물려 출가자의 엄격한 도덕성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용주사 문제는 이러한 점에서라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할 긴급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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