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고인쇄박물관이 2011년부터 진행해온 직지 금속활자 복원사업을 마무리하고 직지 금속활자 78판과 주자본을 공개했다. <사진=청주고인쇄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인쇄하는데 사용한 금속활자(흥덕사자)가 모두 복원됐다.

청주고인쇄박물관(관장 박노문)은 1월 19일 오전 11시 청주 금속활자주조전수관에서 ‘직지금속활자 복원사업 결과 보고회’를 열어 2011년부터 진행해온 직지 금속활자 복원사업 성과를 보고하고 직지 금속활자 78판과 복원한 금속활자로 인출한 주자본(鑄字本) 등 자료 일체를 공개했다. 청주시는 지난해 《직지》 상권 금속활자 14판을 복원해 《직지》 상·하권 금속활자 복원을 모두 마무리했다.

《직지》를 인쇄한 흥덕사자를 모두 복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의 전신)이 197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이 소장하고 있는 《직지》 하권을 원본 크기로 복제한 흑백 영인본과 1987년 원색으로 복제한 영인본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금속활자를 복원해 주자본을 만든 것도 처음이다.

직지금속활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복원했다. 임 금속활자장은 전통 금속활자 주조방식인 ‘밀랍주조법’으로 금속활자를 복원했다. 원본이 없는 《직지》 상권은 우왕 4년(1378) 여주 취암사에서 간행한 목판본 《직지》의 내용을 따라 복원했다. 《직지》 상권의 글자체는 금속활자본 《직지》 하권의 글자와 《직지》와 같은 활자인 흥덕사자로 인쇄한 《자비도량참법집해》의 번각본 글자 등을 집자해 저본으로 삼았다.

이번 사업에서는 《직지》에 사용된 금속활자 외에 고려시대에 금속활자로 인쇄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동국이상국집》과 《남명천화상송증도가》에 사용된 금속활자 일부도 복원했다. 청주시는 복원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금속활자주조술의 보존과 전승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오는 9월에 개최되는 ‘직지, 코리아’ 축제에 맞춰 ‘고려금속활자’ 특별전을 개최해 복원사업 성과를 소개할 계획이다.

청주고인쇄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복원된 《직지》는 우왕 3년(1377)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지 638년 만에 다시 복원되고 책으로 인쇄돼 그 의미가 깊다”며, “복원된 《직지》금속활자는 한국 금속활자인쇄사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청주시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조선왕실주조 금속활자를 복원한 데 이어, 문화재청과 충청부도의 지원으로 고려시대 금속활자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직지》는 고려 말기의 승려 백운 경한(白雲 景閑, 1299∼1374) 스님이 선(禪)의 요체를 깨닫는 데 필요한 내용을 뽑아 엮은 책이다. 구한말 프랑스대리공사로 부임한 플랑시(Plancy,C.de.)가 수집해 간 뒤 행방이 묘연했다가 1972년 ‘세계도서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도서 전시회에서 공개돼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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