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 신도비대위, 바른불교재가모임, 불력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등 재가단체들이 12일 낮 1시 조계사 앞에서 ‘신년하례 야단법석’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승단이 자정되도록 투쟁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이들은 이날 배포한 전단지에서 “지난 해 조계종단은 용주사 주지 은처 의혹, 동국대 총장 선임과정 개입, 봉은사 문제, 교계언론 탄압 등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으며, 새해가 시작되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따라서 이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불교계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신년하례에 맞춰 집회를 갖는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는 승단자정을 새해 화두로 삼아 대외적으로 천명한 이들 재가단체의 목소리에 주목하고자 한다. 실제로 지난해 수원지방법원은 용주사 주지가 신도비대위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소송에서 “조계종 지도부가 자정능력이 없으므로 신도들이 공개적으로 시위에 나선 것은 불법이라 할 수 없다”는 요지의 결정을 한 바 있다. 한국불교 지도자들은 법원의 이러한 판단을 가볍게 흘려들어선 안 된다. 오히려 참담한 심정으로 부끄럽게 여겨야 마땅하다. 나아가 승단 자정의 절실함을 깨닫고 의식과 제도의 개혁작업에 착수했어야 옳다. 그러나 어떠한 목소리에도 요지부동인 현 승가의 모습을 접하면 절망감이 앞선다.

승가가 바로 서지 않으면 불교는 우리 사회에서 희망이 될 수 없다.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승가의 모습이 계속 재현된다면 민심은 불교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불교의 존재 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쇠퇴의 길로 들어설 것은 분명하다. 불교지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승가 자정을 위한 각종 시책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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