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학교 전 이사장 일면 스님이 흥국사 사자탱 두 점을 공개하고 절도 의혹을 부인했다.

동국대학교 전 이사장 일면 스님과 봉선사가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 위탁 보관 중인 흥국사 사자탱 두 점을 공개했다. 또 사자탱을 황학동 풍물시장에서 구입해 보관했다는 비구니의 경위서도 공개했다.

일면 스님과 봉선사는 10일 오후 4시 불교중앙박물관 시청각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흥국사 사자탱을 공개하고 교계 안팎에서 일고 있던 탱화 절도 의혹을 부인했다.

일면 스님은 “그동안 여러 차례 기자 간담회나 인터뷰 등을 통해 탱화 분실에 관한 유감과 해명을 드렸지만 아직도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고, 이 문제를 동국대 이사장직 거취 문제로까지 연계시키려는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며 사자탱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1999년 경 청계천 황학동에서 80만원에 구입해서 2004년까지 보관했다”는 비구니 스님의 경위서를 공개하고, “탱화 절도가 아니라 분실”이라고 강조했다.

일면 스님의 요청으로 사자탱 공개 현장에 참석한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실장과 최학 팀장은 “불교중앙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흥국사 탱화는 안료와 화기 등을 봤을 때 1792년 조성된 사자탱이 맞다”고 확인했다.

▲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위탁보관 중인 흥국사 사자탱. 왼쪽이 월직사자탱, 오른쪽이 일직사자탱.

일면 스님은 사자탱을 도난당한 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신고했다면 소장파로 종단 개혁을 추진했던 나는 제적이 되거나 체탈됐을 것”이라며, “당시 건강도 좋지 않고 우울증도 있어서 신고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스님은 “(사자탱 도난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의현 스님과 최근 통화했는데, 당시 흥국사 탱화 도난 사건을 조사하다가 말았다고 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흥국사 사자탱 절도 의혹으로 다른 이사들과 함께 동국대학교 이사 사퇴를 선언한 일면 스님은 “동국대학교 이사 사퇴를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소임에 최선을 다했는데 탱화 도둑으로 몰려 그만 둘 수 없다고 이사회에 호소했지만, 모든 이사들이 함께 책임지자고 제안해 사퇴 선언을 했다”며, “전생에 지은 업이겠지만 파렴치범이 아니란 것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스님은 “탱화 분실이 절도로 왜곡되거나 진품은 없다는 등의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이 일로 더 이상 저와 학교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봉선사 주지 일관 스님은 흥국사 사자탱 두 점을 불교중앙박물관에 위탁한 경위에 대해 “지난 10월 19일 종정감사 시 감사반 스님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탱화인만큼 적절한 보관과 보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해 중앙박물관에 임시로 위탁 보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난당했는데도 탱화가 훼손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봉선사 재무국장 법일 스님은 “고리가 달려 있어 쉽게 떼어낼 수 있는 데다, 크기도 작아 쉽게 들고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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