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 악성매체'로 규정한 가운데, 초선 중앙종회의원들은 11월9일 '악성 매체, 이래서 해종언론입니다'라는 성명을 배포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 등 대한불교조계종 주요기관들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가 악의적인 비방으로 여론 호도를 했고 이에 대해 엄중히 경고해왔으나 이런 종도들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구로 경쟁적으로 보도하며 종단의 질서를 유린해왔다고 지적했다. 종회 결의 후에도 마치 중앙종회가 '언론 탄압 및 재갈물리기'를 한 것인양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이 지금까지 크게 지적해 온 것은 불교나 조계종에 대한 전체적인 비난이 아니다. 현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종단 구성원 내부 도처에서 발생하는 범계(犯戒)와 그 의혹에 관한 보도를 여과없이 빠르게 전달해 온 데 미운 털이 박힌 것인 듯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장주 스님이 자승 스님이 서명했다고 주장한 '약속드립니다' 건과 이에 따라 진행되는 소송 △동국대 이사장 일면 스님의 흥국사 탱화 절도 의혹 △용주사 주지의 처자식 의혹 △법인관리법을 둘러싼 조계종-선학원 갈등 △뉴스타파의 은인표-자승 스님 관련 보도 △중앙종회 NGO모니터 활동 △종단의 생명과도 같은 청정성 회복과 혁신을 하라는 내용의 기사 등이다.

이런 보도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은 기사와 관련한 승려들의 범계 의혹에 대해 종법과 세상의 상식이 용납하는 최소한의 선에서 조차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듯하다. 언론의 사명 중 하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민, 특히 불교계의 사부대중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인 팔정도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정견, 즉 바른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비록 일견 편파적으로 보일지라도 그건 매체의 진보적 성향에서 파생되는 작은 문제일 따름이다. 그래서 다양한 성향의 언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세상에 드러난 범계와 파계를 감추는 것이야 말로 사부대중과 조계종과 한국불교에 피해를 입히는 행위이며, 이들을 금강역사와 같이 징벌해야 묵묵히 수행과 포교에 진력하는 스님들을 외호하는 길이다.

며칠 전 공개된 조계종 내부문건인 '해종언론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계획(안)'이 정말 사실이라면, 이번 해종언론 운운 자체는 자신들의 범계행위를 감추기 위해 저인망식으로 올바른 언론에 대한 탄압을 획책해온 사실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광고, 후원, 인터뷰를 하는 사찰 등을 감사하고 불교닷컴, 불교포커스 사이트 접속까지 차단하자는 발상은 21세기 종교 성직자 집단인 것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두 매체는 전한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조계종 집행부는 지도층에 대한 범계행위를 척결하고 해종과 훼불자를 발본색원하는 진정한 자정과 쇄신의 결사 운동을 펼쳐야 한다. 불교포커스, 불교닷컴은 불교계의 정론직필의 사명을 다하는 매체이다. 우리 재가자들이 불교신자임을 창피스럽게 여기지 않게끔 불교계를 정화시켜주는 청량제와 같은 언론이다.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사부대중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반드시 지켜줘야 할 것이다.

※이 칼럼은 사부대중 모두가 맑고 밝은 구도의 길을 가기 위한 자성과 쇄신 등 공익적 목적으로 전문가와 신도들의 염려와 우려를 전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이는 일방의 의견일 뿐 다른 해석과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하도겸 | 칼럼니스트 dogyeom.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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