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법회 도중 울컥 눈물을 훔쳤다. 원학 스님은 20일 일요법회에서 덕민 스님(봉은사 회주) 법문 후 ‘최근 현안과 관련한 발언’에 나섰다. 남판우 신도회장도 최근 현안에 대해 발언했다. 원학 스님은 남 회장이 “국회와 서울시, 강남구청, 세종시를 찾아다니면서 고생한 주지 스님에게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하자, 울컥 눈물을 흘렸다.

원학 스님은 “지난 2년 동안 도량불사를 위해 헌신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요사채 불사 등 착공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불사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개인적인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문 밖에서 시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원학 스님 연임을 반대하는 서명운동본부를 지칭한 것이다.

스님은 “작년에 종각에 다실을 지을 때도 저들은 그렇게 반대를 했다. 당시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어 놔뒀지만, 개인의 신상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것을 유인물로 만들어 배포해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법이 정한 법의 논리로 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며 “신도회에서 제명한 것에 대해 주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기각됐다. 그럼에도 항소를 했다. 부득이 하게 형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어 강남경찰서에 업무방해와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다. 추석 이후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원학 스님은 “저 사람들 주장처럼 나는 살아오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불사하고 공부하며 살아왔다. 과거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며 “저 사람들 주장에 흔들림 없이살고 있다. 옳고 그름은 대한민국 국법이 보장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학 스님은 연임반대 서명운동본부 신도들을 중창불사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지목했다.

스님은 “지난 2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종무원들과 신도들이 지켜봤을 것이다.”며 “40년 동안 불사를 못해 퇴락된 건물을 새로 불사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세웠다.”며 “새로운 불사를 위해 강남구청을 찾아가 정식 허가를 밟았고 총무원에 정식으로 보고했는데도 온갖 훼방을 놓고 있다.”고 했다.

원학 스님은 “나는 종단에서 과장 국장 부장을 모두 지냈다. 종무회의 달인이다.”며 “절차를 밟지 않고 함부로 불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학 스님은 “불사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봉은사 불사를 위해 노력해 국고 20억 원까지 받았다. 올해 착공하지 않으면 불용예산으로 반려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도 이미 국회에 올라가 있다. 불철주야 불사를 위해 노력하는데, 저 사람들이 훼방을 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불사가 부당하다고 말하는 저 사람들은 신도 회비 1만 원도 아직 안 낸 사람들이다. 마치 자신들이 봉은사에 기여한 것처럼 떠벌리지만, 반드시 그 과보는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했다.

원학 스님은 “중창불사는 봉은사 사부대중이 반드시 이룩해야 할 과제이다.”며 “조금도 흔들림없이 불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법왕루에 모인 신도들은 박수를 쳤다.

원학 스님은 제명된 신도들에 대해 “신도회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서 불사를 훼방하는 3명을 제명했다. 이는 내가 시킨 게 아니라 신도회가 정상적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사안이다.”고 했다.

원학 스님 발언에 이러 남평우 신도회장은 봉은사의 역사에 대해 신도들에게 설명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일부 신도들에 대해 ‘빨갱이’라고 지칭했다.

남 회장은 “봉은사는 그동안 건축행위를 할 수 없었다. 건물 하나도 맘대로 못 짓는다. 신도 숙원인 요사채 불사에 40년이 걸렸다.”며 “공원부지에 건축 행위를 하는 것은 그린벨트에 집을 짓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서울시 강남구청 문화재청 등 다 찾아다니면서 오늘까지 왔다.”고 했다.
남 회장은 “예산이 있어야 집을 지을 수 있다. 주지 스님이 동냥하고 구걸하다시피해서 20억 원을 받았다.”며 “올해 불사를 하지 않으면 예산이 사라진다. 그런데도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절에 들어올 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는 사람들이 봉은사 신도인가, 신도라면 이럴 수 없다.”고 했다.
또 “참으로 안타깝다. 통곡할 지경이다. 주지를 검찰에 고소하는 사람이 어떻게 봉은사 신도인가.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며 “어떤 세력과 합심이 됐는지 뿌리를 찾아야겠다. 저들은 신도가 아니고 빨갱이다. 신도회장도 고소했다. 빨갱이들의 뿌리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겨울에는 토목공사를 할 수 없다. 요사채를 지을 자리 건물을 철거했는데 60평이 사유지여서 골치가 아프다.”며 “가을에 터 파기라도 완료하려했지만, 60평이 8명의 개인사유지로 나왔다. 주지 스님이 잠도 못자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남 회장은 “요사채 불사가 끝나면 주차장 자리도 불사를 해야 한다. 차 가지고 오시는 신도들 얼마나 불편한가”라며 “2차 불사는 절 냄새 나도록 조경을 예쁘게 하고, 꽃이 피고 새가우는 나무 그늘 아래 지하주차장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또 “초하루 법회를 보면 얼마나 번잡한가. 법당 밖에 계신 분들이 많다. 1500~2000명이 들어가는 지하 법당을 지으려고 한다.”며 “이런 불사를 하려면 주지 스님과 신도들이 똘똘 뭉쳐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시비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도들에게 “요사채 불사를 반대하느냐”면서 “이 많은 신도들 중에 몇 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반대한다. 5명 정도가 그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를 위해 소는 희생시키겠다. 제가 언제까지 신도회장을 할지 모르지만 신도회장인 이상 그렇게 하겠다.”며 “저 사람들(서명운동본부)이 신도회에서 제명을 하자 저를 고소했다.”고 전했다.

남 회장은 “불사를 위해 노력한 것은 간 곳이 없다. 저 사람들이 부처님에게 절을 왜하는 지 모르겠다. 참 안타깝다.”며 “국회 정부 세종시 등을 찾아다니면서 고생한 주지 스님을 위해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남 회장 발언과 박수 요청에 신도들은 박수를 쳤다. 그 사이 원학 스님은 눈물을 흘렸다.

남 회장은 “주지 스님이 눈물을 훔치시는 것을 보니, 저도 참으로 눈물겹다.”고 했다.

이에 원학 스님은 신도들에게 “성불하시고 중창불사에 모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원학 스님이 법왕루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이 ‘원학 스님 연임반대 서명운동본부’ 신도들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20여 명의 신도들이 참석했고, 봉은사 앞에서는 30여 명의 신도들이 서명운동을 이어갔다.

<이 기사는 본지 제휴언론사인 불교닷컴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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