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진흥원은 9월 9일 다보빌딩 다보원 법당에서 20세기 한국불교를 빛낸 분야별 재가불자 3인을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20세기 한국불교를 빛낸 분야별 재가불자 3인을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재)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 이하 진흥원)은 9월 9일 오후 2시 마포 다보빌딩 다보원 법당에서 20세기 한국불교를 빛낸 분야별 재가불자 3인, 장경호, 서경수, 김기추 거사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 불교를 빛낸 재가불자 3인을 조명한다’는 대주제 아래 세 편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먼저 김재영 법사(청보리회 지도법사)는 ‘장경호 거사의 대원(大圓)불교운동’이란 주제로, 대원불교운동의 이념적 목표를 3가지로 정리해 발표했다.

김 법사는 “맥락이 끊긴 지 오래인 재가불교운동의 이념을 온전히 계승하여 되살려낸 곳에 장경호 거사의 공로가 있고 대원불교운동의 명분이 있다”며 시민중심의 재가불교운동이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김 법사는 또 “불교계 현실을 비판하고 정법불교로 개혁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 근대불교운동의 정맥인 용성 스님과 만해 스님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목표로 김 법사는 “세계관의 변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사회적 실천운동”을 꼽으며, “이것이 매래의 대원불교운동이 추구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민용 교수(영남대 국제교류원 객원교수)의 ‘근대불교연구의 틀을 제시한 서경수 거사’가 발표됐다. 이날 이 주제 발표자의 신상문제로 이용부 이사(불교진흥원)가 대독과 개인적 인연의 발표로 대체됐다.

발표문을 통해 이 교수는 “서경수 교수의 학문적 경향이 근대적 불교학, 특히 인도사사을 배경으로 한 폭넓은 문헌적·언어학적 연구였지만, 불교를 박물관적 대상으로 떨어뜨리는 모순에 빠지지 않았다”며, “그것의 극복방법은 실천수행과 과학적 학문의 결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불교근대화 담론의 방향과 소재를 전면에 부각한 것은 서경수 교수가 분명하다”며, “실제로 서경수 교수가 설정한 근대불교시대구분이나 불교사 사건은 아직도 훌륭한 개념 어휘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호국불교가 지닌 근본적 종교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서경수 교수의 업적”이라며, “호법과 호국이 한국불교계에 가져올 수 있는 초세속적 종교의 자기모순에 대해 신랄한 비평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기추 거사에 대해서는 김광하 대표(작은손길)가 ‘새로운 생활수행을 주창한 김기추 거사’란 제목으로, 김 거사가 주창한 재가자의 수행법 ‘새말귀’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김 대표는 “새말귀는 법에 굴림을 당해서는 안 되며, 법을 굴려야 한다는 선생의 관점에 따라 재가불자의 수행현실에 맞게 창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그 내용은, 아침에는 ‘모습을 잘 굴리자’라는 뜻으로 세간에 뛰어들고, 낮에는 ‘모습을 잘 굴린다’라는 뜻으로 책임을 다하고, 저녁에는 ‘모습을 잘 굴렸다’라는 뜻으로 희열을 느끼고, 시간을 얻어서 앉을 때는 나는 ‘밝음도 아니요 어둠도 아닌 바탕을 나투자’라는 여김으로 삼매에 잠길 줄 알면, 이에 따라 깨친 뒤의 수행도 또한 ‘모습을 잘 굴리자’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불교진흥원 이사장 민병천, 상임이사 최규칠 등 진흥원 임원을 비롯해 3인 거사들과 생전 인연을 쌓은 불자들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와 더불어 부대행사로 거사 3인 관련 사진전도 다보원 법당 및 로비에서 개최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전은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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