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이색공, 87 156cm, 비단에 자연채색.

불화가 라오 김종우 작가가 ‘불이색공’을 주제로 8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2002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법화경서사보탑도>를 비롯해 지난 15년 동안 조성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오프닝은 19일 오후 3시.

작가는 전시주제를 ‘불이색공(不二色空)’으로 정한 이유를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다. 부처는 우리를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그것을 그림에 나타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배채법(背彩法)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채법은 그림을 그린 후 앞면에 배어나온 형태와 설채를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기법으로, 고려불화에서 사용된 특수 기법이다. 작가는 이 화법을 터득하기 위해 많은 문헌을 탐구하고 실험을 거듭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가 조성한 불화는 모두 배채법을 사용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법화경서사보탑도>는 그의 대표작으로, 일본에 남아있는 <고려금니서사법화경보탑도>를 재현한 작품이다. 법화경 경문 2만 6000자를 높이 380cm, 폭 106cm의 화폭에 빼곡히 써서 보탑을 표현한 이 작품은 조성에만 1년이 걸린 대작이다.

김종우의 작품은 크게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것과 고법에 바탕해 작가의 새로운 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 상당수는 같은 이름의 서로 다른 작품들이다. 하나는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법에 바탕해 작가의 새로운 세계를 표현한 것이다.

<수월관음>은 고려불화의 전통기법을 그대로 따른 작품과 도상과 설채면에서 창조적 변용을 한 작품 두 작품을 선보였다. 김 작가는 수월관음을 단색으로 표현하고, 한복바지를 입혔다. 불화 표현 양식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미륵반가사유상> 두 작품은 전통기법보다 작가의 의도를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룻바닥 위에 흰색을 주로 한 미륵반가사유상은 미륵이 우리가 사는 곳에 존재하고 있으며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다. 또 하나의 <미륵반가사유상>은 불상을 뒤로 겹겹이 이어지게 하여 삼세미륵불(三世彌勒佛)을 표현하고자 했다.

감지에 금니로 그린 <법화경변상도>는 구상하는데 2년이 걸렸으며 조성에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붉은색 안에는 경문명을 쓰고 품별로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다.

불화 <천수천안>은 기존의 천수천안의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재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보개(寶蓋) 또한 기존의 천수천안 기법에서 사용된 적이 없었던 새로운 모습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참고해 제작한 <비로자나불>은 별자리를 형상화한 만다라를 후광(後光)으로 삼아 눈길을 끈다.

문의.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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