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사도난탱화반환대책위 회원들이 지난 24일 남양주 봉선사 일주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일면 스님이 주지로 재임할 때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진 남양주 흥국사 탱화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교계 5개 단체와 ‘동국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범동국인 비상대책위’가 연대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바른불교재가모임, 정의평화불교연대, 불력회, 삼보회 등 교계 5개 단체와 동국대학교 학부 총학생회, 대학원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총동문회로 구성된 ‘동국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범동국인 비상대책위’는 7월 24일 오후 3시 남양주시 봉선사 일주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흥국사도난탱화 반환대책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반환대책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흥국사 탱화 도난 의혹이 불거진 지 반 년이 넘었고, 수많은 불자와 시민들 그리고 흥국사가 반환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봉선사는 탱화를 공개하지도 반환하지도 않고 있으며, 그 의혹의 중심에서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 일면 스님은 동국학원의 수장이 되었다”며, “탱화 도난에 관련된 의혹을 낱낱이 밝혀 나쁜 자들을 잡아가는 저승사자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환대책위는 이어 봉선사에 △탱화를 즉시 공개하고 흥국사로 즉각 반환 △흥국사 탱화를 불법 반출하고 은닉한 관련 책임자 전원 처벌 등을 요구하고, 문화재 전문가와 함께 흥국사 탱화 반출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직후 봉선사 종무소를 찾아 총무 선우 스님을 만나 성명서를 전달하고 탱화 공개와 흥국사 반환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선우 스님은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탱화를 흥국사에 반환하기로 종무회의에서 결의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며, “반환 시기는 10월 중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흥국사 탱화가 어디에 있는지 불분명하고 훼손 여부도 알 수 없으니 실물을 보여 달라”는 대책위 요구에 “사중 방침에 따라 탱화는 공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하고, “봉선사 경내 안전한 곳에 잘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가 “봉선사 주지 임기가 9월에 마무리 되는데, 10월 반환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며 거듭 탱화 공개를 요구했다. 선우 스님은 “주지를 비롯한 소임자가 바뀌어도 실무자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탱화는 예정대로 반환될 것”이라며, “탱화는 제자리(흥국사)에서 확인하면 된다”고 공개를 다시 거부했다. 스님은 “만약 탱화를 반환하지 않는다면 내가 나서서 대책위를 돕겠다”고 덧붙였다.

선우 스님은 도난 당한 흥국사 탱화를 가평 모 사찰에서 발견해 봉선사로 환수한 혜문 스님과 함께 문화재제자리찾기를 설립해 초대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다.

대책위는 탱화 공개와 즉각 반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문화재 은닉, 절위 등의 혐의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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