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동문 공동 종책세미나 중립성 훼손 지적 확산
석림동문회 “회원 의견 동의 얻은 것 아니다”
총무부장 처리 놓고 3일 종무회의에서 논의할 것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현직 총무부장이 선거관련 종책 세미나를 열겠다고 나선 것은 선거 중립 의무를 훼손한 것”이라며 “교역직 종무원의 선거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게종 중앙종회 초선의원모임(회장 범해, 개운사 주지)은 9월 2일 오후 지관 스님을 찾아 “지난달 31일 총무부장 원학 스님이 33대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된 종책세미나를 개최한다고 기자회견을 갖은 것은 선거중립 의무를 훼손한 것”이라며 “원학 총무부장 스님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총무원장 스님에게 요구”했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 면담에는 성효, 보인, 주경, 정범 스님이 배석자 없이 직접 지관 스님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지관 스님은 교역직 종무원의 선거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면담한 스님들이 전했다. 성효 스님 등 4인은 사전에 마련한 성명서는 전달하지 않고 구두로 초선의원들의 뜻을 전달했다.

성효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은 오늘 보고받아 상황을 더 파악해야 한다면서, 총무부장으로 있으면서 선거에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 하려면 부장직을 내놓고 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스님은 또 “총무원장 스님은 외부의 사람들이 선거와 관련된 세미나를 하는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교역직 종무원이)선거와 관련 중립하지 못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셨다”고 전했다.

보인 스님은 총무부장 사퇴 요구와 관련 “일방적인 의견을 듣고 즉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신 것 같다. 상황을 보시고 판단하실 걸로 안다 내일 종무회의에서 이 이야기가 거론될 걸로 안다”고 전했다.

정범 스님은 “지관 총무원장 스님은 특히 현 집행부 부장이 32대 총무원장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총무원장의 종책을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효 스님은 “본인의 사과와 세미나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없을 경우 종회 의장단이 원장 스님을 찾아 뵐 계획이 있으며, 사후 처리를 지켜보고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임시종회를 열어서 이번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의원들이 이날 방문으로 지관 총무원장 스님이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논란은 8월 31일 해인사승가대학 동문회(회장 원학 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동국대 석림동문회(회장 현보 스님, 아산 보문사 주지), 중앙승가대동문회(회장 정념 스님, 월정사 주지)가 공동으로 오는 9월 9일 오후 2~5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32대 총무원 종책 평가 △제33대 총무원장의 종책과 과제 △제33대 총무원장의 역할과 위상을 주제로 종책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기자회견 직후 불거졌다.

논란이 된 부분은 현직 총무원 총무부장이 선거관련 세미나를 여는 것이 중립성 훼손에 해당한다는 과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스님이 참여한 점도 지적되는 점이다. 더불어 석림동문회장의 경우 동문회원들의 의견 청취 없이 개인적 판단에 의해 종책세미나에 참여하겠다고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석림동문회는 회장 현보 스님이 ‘3대 동문회 공동 종책 세미나’ 개최 참여를 밝힌 것은 동문들의 의견을 모은 것이 아니다 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종단 정치와 관련 평소 입장이 없던 스님이 독단적으로 세미나 참여 여부를 결정한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정범 스님은 “석림동문회장 스님은 그동안 순수한 차원에서 일해 오셔서 더 놀랐다. 스님을 만나 뵙고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 이번 일을 가능한 원만히 해결하도록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범 스님 등 석림동문회 임원진은 2일 오후 5시 서울 인사동에서 현보 스님과 만나 이번 세미나 관련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이 자칫 힘겨루기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만약 3개 동문회장들이 일부에서 지적하는 선거중립성 훼손여부와 관련 ‘공정 선거를 위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종책 세미나’를 여는 것이 선거 중립성 훼손으로 문제 삼는다면 어느 누구도 종책 세미나를 열기 어렵지 않겠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세미나를 강행할 경우 파장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 3개 동문회장 가운데 어느 한 명이라도 세미나 개최를 포기할 경우 총무원장 선거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특정 스님에 대한 반대전선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학 스님은 세미나 개최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에게 “논란은 3개 동문회가 정치적 차원에서 움직인다는 전제하에 질문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본다. 공정선거를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후보들이 종책을 잘 이행하길 바라고, 공정한 선거문화에 대한 종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원학 스님은 “특정계파에 반하는 인물이라고 선거중립의 의무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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