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LA카운티미술관 소장 ‘문정왕후 발원 오백나한도’. <사진=국립고궁박물관>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이 소장한 문정왕후 발원 <오백나한도>가 국내에서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최종덕)이 7일부터 8월 30일까지 박물관 2층과 지하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오백년 역사를 지켜온 조선의 왕비와 후궁’ 특별전에서다.

이번에 공개되는 <오백나한도>는 명종 17년(1562) 문정왕후가 임금의 무병장수와 자손번창을 기원하며 조성해 향림사에 봉안한 나한도 200점 중 하나다. 오백나한 중 153번째 나한인 덕세위(德勢威) 존자를 그린 이 <오백나한도>는 문정왕후 발원 나한도 중 현재까지 전하는 유일본이자 조선 전기를 통틀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나한도다. 화면 안에 나한만을 크게 부각해 그린 이 나한도는 당시 궁정화풍(宮廷畵風) 나한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박물관은 <오백나한도>와 함께 헌종의 모후 신정왕후 탄신 60주년 기념 잔치를 그린 <무진진찬도병(戊辰進饌圖屛)> 등 LA카운티미술관 소장품을 함께 공개한다.

‘오백년 역사를 지켜온 조선의 왕비와 후궁’ 특별전은 부정적이거나 과장된 이미지에 가려져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조선 왕비와 후궁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황원삼, 홍원삼, 녹원삼 등 왕실의 존엄과 왕실 여성의 위계를 보여주는 복식, 황후와 왕비, 세손빈이 사용했던 인장(도장) 등 관련 유물 300여 점을 선보인다.

이중 혼례 잔치인 동뢰연(同牢宴)에 쓰인 돗자리인 교배석(交拜席)과 동자상, 왕비와 후궁의 사유재산을 관리했던 각 궁방에서 사용된 인장 등은 처음으로 공개되는 유물이다.

이밖에 궁중 여성의 공식적인 위계인 내명부(內命婦)와 간택을 거쳐 왕비로 책봉되거나 후궁으로 봉작되는 과정, 왕실 여성으로 받아야 할 교육, 출산, 누에를 치는 친잠례(親蠶禮), 왕비의 역할과 권한, 왕비와 후궁의 상장례와 사당, 왕실 여성의 의생활, 불교를 통한 종교생활, 《한중록》·《인현왕후전》 등 궁중 문학작품을 통해 왕실 여성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한편 박물관은 전시 기간 중 조선 왕비와 후궁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7월 23일과 8월 13일 오후 4시 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

7월 23일엔 양응열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와 임혜련 숙명여대 강사가 각각 ‘조선시대 왕비와 후궁의 위상과 그 변천’과 ‘수렴청정의 왕비들’을, 8월 13일엔 정은임 강남대 교수와 이종숙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가 각각 ‘궁중문학의 백미 계축일기·인현왕후전·한중록’과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왕실 여성 관련 인장’을 주제로 강연한다.

02)3701-7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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