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사진=불교투데이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부석사 신도회 주최로 열린 이날 법회에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을 비롯한 수덕사 본말사 주지스님, 용일사 주지 성전 스님, 유상곤 서산시장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산 부석사 대중들과 신도들의 천일기도 결실인 ‘금시조종(金翅鳥鐘)’의 웅장한 울림이 도비산을 장엄했다. 경허·만공선사의 발자취가 담긴 고찰이다.

이날 법회는 개회, 육법공양,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유성배 신도회장의 경과보고, 유상곤 서산시장 축사, 청법가, 입정,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 법어, 내빈소개 및 주지스님 인사말, 발원문 낭독, 타종의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법문하는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은 법어에서 “부석사는 15년 전 만해도 수덕사 대중들이 말사 중 가장 부임을 꺼려하는 사찰이었다. 그러나 주경스님은 이곳 주지로 부임한 이후 가람정비 및 불사, 범종조성까지 회향하면서 일대 혁신을 이뤄냈다”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설정스님은 또 “종소리를 듣고 끓는 생각과 일체 고뇌가 끊어져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원만히 성취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부석사의 종소리가 울려 서산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과 평안,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주경 스님의 감사패 전달.

마지막으로 스님은 “부석사가 사격을 갖추게 된 것은 주지 스님의 원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여기 모인 대중들도 원력을 세워 살아가는 ‘원생(願生)’의 삶을 통해 자신과 이웃, 국가와 민족, 삼라만상 모두가 평안하고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은 인사말에서 “1999년 주지로 취임한 후 많은 일들을 했지만, 가장 의미 있는 불사는 바로 범종불사 천일기도를 원만히 회향한 것”이라면서 “동참해준 모든 대중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경 스님은 또 “금시조는 새끼용을 잡아먹고 사는 성스러운 상징”이라면서 “많은 불자들의 동참으로 조성된 부석사의 ‘금시조종’이 천년 넘게 도비산의 중생과 생명을 평안하게 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고 말했다.

▲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주경 스님의 감사패 전달.

이날 법회에서 주경 스님은 부석사 ‘금시조종’ 조성의 조각을 맡은 한서대 도학회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와 범종을 주조한 주철장 원광식 성종사 대표(중요인간문화재 112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법회는 설정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의 테이프 커팅식과 타종의식으로 마무리 됐다. 타종은 설정 스님과 서산시장 등 내빈들을 시작으로,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 모두가 참여했다.

이날 도비산을 장엄한 ‘금시조종’은 종두(鐘頭)를 용의 형상이 아닌 ‘금시조’로 변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종이다. 금시조(가루다) 신앙은 동남아 불교에서 많이 표현되는 상서로운 새이며, 용을 잡아먹고 살며 불교를 널리 전파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금시조종에는 현악기를 퉁기면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와 나팔을 불고 있는 여자 비천이 각각 양각돼 있으며, 상단에는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약사불 등 4불(四佛)이 표현돼 있다.

▲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범종각 제막.

한편, 도비산 부석사는 의상 스님이 창건한 이래, 조선 초기 무학 대사가 머물며 중창하고, 근대에는 한국선불교의 중흥조인 대선사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이 승속(僧俗)의 제자들에게 불법을 전한 도량(道場)이다. 고려시대에 국보급 관세음보살님을 조성했으며, 1669년 조선시대에는 내포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금종을 조성하기도 했다.

일제의 침탈과 6.25를 거치면서 사격이 쇄락해 졌으나, 2000년 신도들의 숙원사업이던 산신각 불사를 원만성취하고 나서부터 점점 사세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주경 스님은 2003년부터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부석사를 알렸다.

이후 산사음악회와 한문학당, 영어교실, 부처님오신날 어르신노래자랑 등 다양한 문화포교활동과 함께 기초교리강좌, 경전공부, 쉼 없는 기도로 불자들의 발길이 늘어났다. 이러한 노력은 △산신각과 주지실 신축 △일화당(一花堂) 불사 △텀플스테이 전용관인 ‘정진선원’ 신축 △전통찻집 신축 △백운루(白雲樓) 및 사자문(獅子門) 신축 △법당축대 및 계단 보수 등 도량정비 △향적당 신축 등 가람정비 불사로 결실을 맺었다.

▲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는 8월 30일 오전10시40분 경내에서 ‘범종불사 천일기도 및 중창불사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타종 모습.

2006년에는 주지 주경 스님과 신도들이 범종불사 천일기도의 원을 세우고, 12월 5일 ‘1천관의 범종 조성’을 위한 기도를 시작해 범종과 종각을 건립, 이날 회향했다. 주경 스님의 원력과 신도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인해 부석사는 10여년 만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문화포교의 중심지이자, 서산을 대표하는 전통사찰로 자리매김했다.

서현욱 기자
사진 및 자료=불교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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