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당(四溟堂) 유정(惟政, 1544~1610) 스님이 임진왜란 당시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清正)와 회담한 내용을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한 《송운대사분충서난록(松雲大師奮忠紓難錄)》 등 조선 후기 승려 문집 3권이 우리말로 번역, 출간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보광)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ABC) 사업’의 일환으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3권를 발간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에 발간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는 무용당 수연(無用堂 秀演, 1651~1719) 스님의 문집인 《무용당유고(無用堂遺稿)》와 설담당 자우(雪潭堂 自優, 1709~1770) 스님의 문집인 《설담집》, 사명당 유정 스님의 《송운대사분충서난록》이다.

《무용당유고》에는 무용(無用)을 통해 대기대용(大機大用)을 추구했던 무용당의 시 65수, 서(書) 10수, 서(序) 4수, 모연문(募緣文) 6수, 상량문 1수, 기 3수, 발 5수, 계 3수, 제문 3수가 수록돼 있다. 《무용당유고》는 그동안 시문학적 측면만 개략적으로 소개됐을 뿐 문화사나 불교사 관점의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불교학술원은 “본 변역서는 문화사적 맥락이나 불교사적 맥락에서 그 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한계를 보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설담집》은 설담당이 여러 대덕과 문도, 관찰사와 수령, 선비들과 교유하며 주고받은 시와 간찰 등을 모은 문집이다. 수록한 글 중 전라도와 충청도 일대 명승지를 여행한 기록인 <몽행록>은 이동경로, 옛 지명, 풍광에 대한 묘사와 시적 감상은 물론 대면한 사람들의 인적 사항과 대화 내용까지 상세하게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송운대사분충서난록》은 사명당의 문집인 《사명당집》에 수록되지 않고 따로 전해져 오다가 영조 15년(1739) 밀양 표충사에서 간행한 책이다. 회담 보고서, 상소문, 도쿠가와 막부와 조선인 포로 송환을 교섭할 때 도움을 준 일본불교계 장로들에게 보낸 서신, 스님의 공로에 대한 조야 명사와 지방지에 전하는 사적기(事跡記) 등도 함께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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