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이 23일 보물 지정 예고한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 <사진=문화재청>

향가 ‘찬기파랑가(讚耆婆郎歌)’와 ‘안민가(安民歌)’를 지은 신라 충담 스님이 차를 공양한 불상으로 알려진 삼화령 미륵불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23일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과 동국대 소장 ‘봉수당진찬도’, ‘희경루방회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조성 시기를 알 수 있어 고신라 불교조각의 기준이 되는 불상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이 삼존상은 도중사(道中寺) 생의 스님이 땅에 묻힌 자신을 꺼내달라는 어떤 스님 꿈을 꾸고 경주 남산 북봉에서 발굴했다. 경덕왕 때 충담 스님이 매년 3월 3일과 9월 9일에 차를 공양한 미륵세존을 이 삼존불의 주존으로 추정한다.

문화재청은 “고신라 불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조성 유래와 조성시기, 조성 이후 헌다공양 등 일련의 신앙행위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신라화된 미륵신앙의 핵심적 단면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등 한국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이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밝혔다.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는 정조가 부친인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기 위해 행차했을 때 주요 행사를 그린 8폭 병풍 ‘화성능행도병(華城陵幸圖屛)’ 중 한 폭으로,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인 진찬례(進饌禮)를 그린 것이다. 작품 상태가 양호하고 화면 구성이나 원근법 사용 방식 등 18세기 말 19세기초 궁중기록화 양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이다.

‘희경루방회도(喜慶樓榜會圖)’는 명종 1년(1546) 임시 과거시험인 증광시(增廣試) 문무과 합격 동기생 5명이 선조 즉위년(1567)에 전라도 광주 희경루에서 만나 과거 합격자 동기모임인 방회(榜會)를 가진 것을 기념해 그린 계회도(契會圖)이다.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는 장수왕 3년(415)에 제작된 광개토대왕의 호우 10개 중 현존하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신라 고분에서 출토돼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를 재구성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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