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사 대웅전 소조관세음보살입상 복장에서 발견된 후령통. <사진=불교문화재연구소>

공주 갑사 대웅전 소조삼세불상과 협시보살상이 광해군 때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는 6월 10일 갑사 대웅전 소조관음보살입상 복장을 정밀 조사한 결과, 이 보살상이 광해군 9년(1617) 행사(幸思) 스님이 수화승으로 참여해 조상한 불상임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지금까지 갑사 대웅전 소조삼세불상과 소조협시보살상은 17세기에 조성된 대표적 대형 소조불상으로만 알려졌을 뿐 조성 시기와 조성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불상을 조성한 수화승 행사 스님은 순천 송광사 삼존불상(1614년 작)과 해남 도장사 목조삼존불좌상(1648년 작)을 조성할 때 보조화승으로 참여한 이력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수화승으로 참여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행사 스님이 독립해 활동했으며, 갑사 소조삼세불상과 소조협시보살상은 스님의 대표작임을 확인했다.

▲ 갑사 대웅전 소조관세음보살입상. <사진=불교문화재연구소>
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조선 후기 불상 복장물의 납입 원리와 원형을 확인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그동안 복장조사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복장물 납입 상태와 수습 상황을 기록하지 않아 수습 과정이 불분명했다. 연구소는 복장물 발견 상황과 납입 위치를 정확히 기록하기 위해 2D 촬영과 동영상 촬영을 함께 실시하고, 납입 위치 도면을 작성하는 등 조사 과정 기록에 집중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후령통과 발원문, 경전과 다라니가 대량 발견됐다. 후령통은 경전으로 감싼 채 납입 당시 그대로 발견됐으며, 주변에는 경전은 1387년 필사한 백지묵서금강반야바라밀경, 1352년 개판된 상교정본 자비도량참버번 권 8-10, 소자본 묘법연화경 권1-3 등 고려시대에 간행된 경전과 다라니가 납입돼 있었다. 소자본 묘법연화경 권1-3은 둘둘 말린 상태로 보살상 목 부분에서 발견됐다.

조사를 진행한 최학 팀장은 “지금까지 불상 복장은 발원문에 치중하다 보니 복장 원형과 함께 발견된 복장물이 어떻게 수습되었는지 알기 어려웠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개봉 전 광학 조사를 통해 원 상태를 기록으로 남기고, 복장 개봉 후 각 복장들의 발견 순서와 납입 위치, 상황 등을 장세히 기록해 조선 후기 불사 복장의 납입 원리와 그 원형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갑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소조삼세불상과 소조협시보살상을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추진하고, 복장에서 발견된 경전들의 가치를 조명할 계획이다. 갑사는 이번에 발견한 복장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불교중앙박무레 기탁 보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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