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이 지난 27~28일 교육도량인 부산 금정사 금강계단에서 제1회 구족계 수계산림을 봉행했다. 이번 구족계 수계산림을 통해 15명의 비구와 3명의 비구니가 배출됐다. 선학원은 1박2일의 비교적 짧은 수계산림이었지만 승가로서의 기개와 의식을 심는데 주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첫날 고불식 법어에서 서산대사의 《선가귀감》을 대부분 인용해 출가자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법진 스님은 “무릇 계의 그릇이 완전하고 견고해야 선정의 맑은 물이 담기고 지혜의 달이 바야흐로 나타난다”면서 “음란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모래를 찧어서 밥을 하는 것과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다. 도둑질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새는 그릇에 물이 차기를 바라는 것과 같고 거짓말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모두 《선가귀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법진 스님은 또한 “출가하여 중이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몸이 편안하려는 것도 아니며(중략)부처님의 혜명을 이으려는 것이며, 삼계에 뛰어나서 중생을 건지려는 때문이다”라는 《선가귀감》의 말을 수계 지원자들이 합송하는 것으로 법어를 마쳤다.

범계불감증에 걸렸다고 비판받고 있는 최근의 교계 현실에서 이같은 출가정신을 강조한 것은 선학원의 향후 행보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선학원은 정화운동을 통해 조계종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이르러 무너지고 있는 청정지계의식은 국민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선학원이 독자의 길을 걸으면서 제2정화 정신으로 이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선학원 승가의 진로가 이번 수계산림에 반영된 것으로 앞으로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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