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뒤집혔다. 《공자의 법 붓다의 인》이라니. 중학생도 알 공자의 인(仁)과 붓다의 법(法)을 박민영은 크로스오버했다.

지은이 박민영(문학평론가)은 붓다와 공자의 사상을 이루는 핵심 키워드 38가지를 뽑아 공통점을 탐구했다. “덕(德), 인(仁), 예(禮), 자비(慈悲), 중용(中庸), 덕치(德治), 자기애(自己愛), 수기(修己), 깨달음…”

박민영은 붓다와 공자 모두가 똑같이 인간을 고민했다고 말한다. 《공자의 법 붓다의 인》이 제목인 책이 등장한 이유가 읽혀진다. 박민영은 붓다와 공장의 사유가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사한 경향이 존재하며, ‘깨달은 자’ 특유의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붓다와 공자 모두 “인간의 존재방식을 문화의 형성자이자 피지배자로 규정”했고 “이것이 두 성형의 핵심사상인 인과 자비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라고 보았다. 박민영은 “모든 인간이 같다고 보았기에 낯선 사람을 사랑하라고 가르칠 수 있었”으며, “문화를 바꾸어 나갈 인간의 주체적 의지를 굳게 믿고 ‘군자’ 와 ‘비구’의 노력으로 모든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세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고 분석했다.

박민영은 붓다와 공자를 ‘삶의 문제에 천착한 리얼리스트’로 보았다. 박민영은 붓다와 공자가 깨달은 자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한 실천적 지식인이었으며, 각각 당대 중국과 인도의 사회적 문제와 종교적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 개혁가”로 본 탓이다. 특히 붓다와 공자는 “사후 세계의 문제, 형이상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가 했으며, 낡은 종교와 부단히 맞서 싸웠다”며, 이러한 모습은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신과 태도,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박민영의 《공자의 법 붓다의 인》은 붓다와 공자를 성인(聖人)으로 분석하기 않고 ‘지성적 인간’이라는 측면으로 분석했다. 종교적·신비주의적 색채를 거두고 찾아낸 붓다와 공자는 훨씬 인간미 넘치고, 매력적이다. 늘 부족한 사람으로 여기고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 내적 갈등과 고독 속에서 때로는 번민하고 갈등하는 붓다와 공자의 모습이 바로 위대함의 실체라고 박민영은 보았다.

《공자의 법 붓다의 인》은 ‘이야기’이다. 《논어》에 없는 정황 설명을 덧붙여 이야기로 만들었다. 2005년 출간했던 《공자 속의 붓다, 붓다 속의 공자》 개정판이다.

박민영/앨피/15,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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