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꽃이 만개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꽃에서도 우리는 자연의 이법(理法)을 배우게 된다. 꽃은 그냥 저절로 우리 곁에 오는 것이 아니다. 한 송이의 꽃망울을 터뜨리기까지엔 지난한 겨울을 견디며 잉태 받은 씨앗을 내놓기 위해 쉼 없이 자연과 호흡을 나누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세상에 ‘거저’라거나 ‘저절로’라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요행을 바라는 경우가 너무 많다.

허황을 바라는 인간의 욕심은 지금이나 부처님 당시나 똑같았던 듯하다. 부처님은 당시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을 나무라며 “복은 농부가 농사를 짓듯 가꾸어야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 이를 복전(福田)이라고 말한다. 즉 ‘삼보를 공경함은 물론 부모 및 고통 받는 일체중생을 공경하고 보살피게 되면 자신에게 복이 생기므로 이를 복전이라고 한다〔爲生我福故 名福田〕’는 것이다. 이렇게 복을 심어야 할 방안에 대해 세 가지를 경전에서는 말하고 있다.

첫째, 대덕복전(大德福田)이다. 이는 불보살과 아라한 등을 공경하여 받게 되는 공덕을 말한다. 즉 심성이 청정하고 깨달음을 증득한 사람을 공경하면 복전이 가꿔진다는 것이다.

둘째, 빈고복전(貧苦福田)이다. 축생을 포함해 노약자와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 또 장애인과 굶주리고 헐벗은 이 등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을 자비심으로 보살피게 되면 복전이 된다는 가르침이다.

셋째, 대덕빈곤복전(大德貧困福田)이다. 성자와 빈고한 이를 아울러, 한편으로는 공경심으로 대하고 또 한편으로는 연민의 자비심을 내어 보살핀다면 복전의 종자가 두루 퍼진다는 것이다.

불교도들은 일찍이 복전의 실천으로 나이 들고 병든 이들을 위해 요양원을 지었고 약초와 과수를 재배했다. 또 다리를 놓고 도로 표지를 설치하였으며 우물을 파고 휴양소를 지었다. 복전은 이렇듯 대중들에게 널리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복전이란 곧 이웃에 대한 공경과 보살핌에서 나오는 것이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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