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불교 열풍’은 이제 일부 엘리트의 지적 호기심 수준을 넘어섰다. 수천 명의 선승(禪僧)이 포진한 대규모 선 수련원과 다양한 명상그룹에 이어 서양인 수도승 세대도 출현하였다. 불교 특히 선불교와 티베트 불교는 일반인에서 할리우드 스타에 이르기까지 “수십만 대중의 관심 사항”이 되었다. TV에서 불교 기획물이 범람하고 불교 관련 책들이 자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은 최근 30년 사이의 일이다.1) 대중화된 현상으로서 수행 열풍이 지금 미국 사회 내에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스타워즈(Star wars)’의 조지 루카스 감독 또한 여러 번 자신이 동양 사상 특히 불교에 영향을 받았음을 공공연히 인정하였고,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지탱하는 큰 축인 포스와 제다이에 그것을 노골적으로 차용하였다. 최근에 상영된 ‘메트릭스(Matrix)의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도 선불교 경전인 『금강경』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처럼 서양 대중문화 특히 ‘영화’를 통해 동양사상의 ‘하이브리적(hybrid)’ 성향이 요즘 각광을 받고 있다. 많은 대중문화 매체들 가운데 영화는 시장의 규모나 미국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할 때 동양적인 사상을 서구에 전하는 선교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구가 주도적으로 진행해 온 근대화 과정에서 노정된 잘못 잡은 방향에 대한 반대 급부적 시각의 변화로 불교와 동양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좋은 대안으로서의 불교는 경전 속에서 보다 실제 현장인 불교가 신행되는 그런 커뮤니티 속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불교적 삶의 방식, 실천행이 각 지역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특히 서구 속에서 어떠한 변용을 겪고 있는지 연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객체화된 ‘불교 유물 지킴’의 상태에서 삶의 변모적 수행을 겪는 한 방안으로서의 불교에 대한 연구는 불교에 연루된 여러 형태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런 변모적(transformative)이며 수행적(performative)인 작업들이 불교학 연구에서 예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불교 교리를 구원론적 경험(salvific experience)의 안내역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불교의 학문적 추구의 궁극적 관심은 사실의 지식을 획득하는 것이기 보다 변모적 경험(transformative experience)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2) 이러한 모습을 전형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는 곳이 선불교 수행의 장이라고 생각된다.

초기 엘리트 불교문화로 출발한 미국불교는 서서히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데 특히 뉴에이지운동을 가속화 시키는 주요한 동인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미국 신종교 운동의 하나인 뉴에이지 운동 속에서 선불교의 영향 및 위상, 선불교가 서구에서 신종교화 현상으로 드러난 측면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다.

서양인들이 불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된 때는 1970년대였다. 이제까지의 문화와 가치관에 전반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고 있었다. 60년대 히피족으로 표현된 반문화, 반지성주의가 계속되고 있었고, 대안 의학, 대안 교육 등 이른바 기존의 문화, 삶에 대한 대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발전되고 있었다. 불교의 어떠한 면모가 서양인이 당면했던 문제와 사고방식에 어필하였는가?

첫째, 서양 문명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었던 개인주의와 자본주의가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둘째, 물리학의 발달, 특히 양자역학의 발달로 인해 이성적, 합리적인 사고로도 불교의 공(空)· 불이(不二)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정립되었던 것이다. 셋째, 사람들의 스트레스 수위가 다른 어떤 것으로도 극복할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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