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만큼 젊어지고 두려움만큼 늙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 마음 속에 공포(恐怖)가 존재하는 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없다. 공포란 무서움과 두려움을 말한다. 부처님은 공포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있다. 

몸·말·마음으로 하는 행위가 깨끗하지 않는 한
전적으로 그 생활이 깨끗하지 않는 한
탐욕으로 심한 애욕에 빠져 있는 한
마음에 미움을 품고 악의에 차 두루 생각하고 있는 한
마음이 침울하거나 둔중한 상태에 있는 한
마음이 부동하거나 가라앉아 있지 않는 한
의혹에 쌓여있는 한
남을 비난하는 한
불안으로 몸이 굳어져 있는 한
이득과 존경과 명성을 얻으려 하는 한
게을러서 정진에 힘쓰지 않는 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 한
어리석어 어두움 속에 빠져 있는 한
사람들은 이 열 세 가지 더러움으로 인하여 마음 속에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증일아함경》에 ‘까마귀 같은 사람과 돼지 같은 사람’의 비유가 나온다. 까마귀는 배고픔에 쫓기다가 문득 더러운 것을 먹고서 곧 주둥이를 닦는다. 다른 새들이 더러운 것을 먹었다고 비난할까 두려워서다. 돼지는 항상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곳에 누워 있으면서 다른 돼지 앞에서 깨끗한 양 뽐낸다.

까마귀 같은 사람이란 한적한 곳에서 욕심으로 악행(惡行)을 범하다가 문득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뉘우쳐 제가 한 일을 남에게 고백한다. 마치 까마귀가 더러운 것을 먹고 주둥이를 씻는 것과 같다. 반면 돼지 같은 사람이란 한적한 곳에서 스스로 악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뽐내고 자랑함을 일컫는다.

악행은 덕행(德行)보다 언제나 더 쉽다. 하지만 파멸로 가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쇠에서 녹이 생겨 그 쇠를 먹는 것처럼 악행은 제 몸을 망가뜨리는 으뜸되는 요소다.

값지고 건강한 인생을 살려면 우선 마음 속의 공포를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부처님이 말씀하신 열세 가지 더러움을 먼저 제거해야 할 것이다.

- 법진스님(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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