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 법진스님)은 20일 오후 3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신축 기공식을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선학원 현장에서 봉행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이사장 법진스님과 재단 이사 및 감사, 전국 분원장 스님들이 참석했고 정계에서 통합민주당 정세균 국회의원, 새누리당 불자회 회장 장윤석 국회의원, 조원진, 김장실 국회의원이, 관계에서 문태선 북부보훈지청장,  김원이 서울시 정무수석이, 학계에서 차차석 · 백원기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등 사부대중 2백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해 축하했다.

▲ 이사장 법진스님이 1921년 건립된 선학원 사진을 배경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사장 법진스님은 인사말에서 “1910년 경술국치, 1911년 조선총독부의 사찰령에 의하여 한국불교가 사판승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왜색화가 되어 갔다”면서 “당시 민족의 선각자들인 남전, 도봉, 석두 등의 스님과 재가신도들이 중심이 되어 기미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르던 만해 한용운 스님을 이판계의 수장으로 모시고, 민족의 독립운동과 민족불교의 수호를 위해 1921년 30평 남짓한 최초의 선학원 건물을 지었다”고 소개했다.

스님은 또한 “민족의 선각자들에 의하여 설립된 선학원의 100년 역사는 우리 민족의 근대사와 한국불교 근대사의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만해스님께서는 ‘알 수 없어요’의 시에서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고 하셨다”면서 “선학원 설립조사와 선각자들의 가르침과 업적이 다시 기름이 되고,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심지가 되어 민족문화와 불교문화를 환히 밝힐 것”이라고 다짐했다.

▲ 정세균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은 종로구에서 선학원 시삽을 하게 돼 매우 보람있다며 축사를 하고 있다.
▲ 축사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불자회 회장 장윤석 국회의원.
▲ 김장실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나라가 망해 희망이 없을 때 희망을 불러 일으킨 곳이 선학원이라며 기공식을 축하했다.

정세균 의원(서울 종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축사를 통해 “선학원이 자리한 종로는 조선왕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로 조상의 숨결이 담긴 소중한 문화재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우리나라 문화의 보고라고 불리는 곳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 터전에 또 하나의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된다”며 “선학원은 일제치하 민족의 독립과 한국불교의 법맥을 수호하고자 선각자들에 의해 설립된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일한 승가단체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식민지 불교정책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민족불교 지도자 만해 스님을 중심으로 저항의 가치를 올린 민족불교의 성지이자 정화불교의 산실인 불교계 독립운동의 터전”이라며 “애국지사의 독립운동의 요람이 되고 호국과 호민이 뚜렷한 법통을 굳혀온 선학원의 100년 역사의 첫 삽이 종로에서 시작돼 가슴이 벅차고 기대가 크다”고 축하했다.

새누리당 불자회장 장윤석 의원(경북영주, 새누리당)은 “선학이 설립된 후 40여년이 지나 조계종이 창종되고 다시 50년이 지나 법인설립 10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기념관이 건립됨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장실 의원(새누리당)은 “2천년을 떠돌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 한 켠에 유대교의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다. 나라는 물질적 존재로는 사라질 수 있지만, 정신만 살아 있다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나라가 망해 희망이 없을 때, 희망의 불을 다시 붙인 곳이 이곳 선학원이며 이 장소”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불교 1700년 역사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이끌 정신문화이며 한국정신문화의 근간인 불교가 사라지지 않게 활활 살린 분이 만해 스님과 선학원 설립조사 스님들이고 이 공간에서 이루어졌다”며 “기념관은 전국의 선사들이 모여 힘껏 토의해 한국정신문화를 세계에 퍼뜨리는 길이 되고, 자리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 기공식 시삽을 하고 있는 선학원 임원진과 내빈들.
▲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내빈들. 왼쪽부터 총무이사 송운스님, 이사 혜광스님, 원로의원 인환스님, 이사장 법진스님, 정세균 ·장윤석 국회의원.


이에 앞서 한국불교근대문화기념관이 기공되기 까지의 경과에 대해 총무이사 송운스님은 “국고 29억원, 서울시에서 5억원, 종로구에서 1억원과 자부담 29억원, 총 64억원을 확보하고 지상 2층 지하 4층 규모로 건립허가를 받아 오늘 기공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각계 인사의 축사에 이어 이사 담교스님(평택 불법선원)이 발원문을 낭독했다. 담교스님은 “한국불교근대문화기념관은 지나온 100년 역사와 앞으로 다가올 100년 미래를 계승하고 열어 갈 민족정신의 근본도량으로, 불조혜명의 서원도량으로 역할 할 것이오니 오늘의 기공식이 공덕의 역사가 되게 해달라”며 “오늘 저희가 떠 올리는 삽 한 흙에 모든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묻어버리고 자비의 마음과 반야 지혜로 가득 채워 화합과 평등과 대자유가 물결치는 도량을 이루고자 한다”고 발원했다.

발원문이 끝난 후 선학원 임원진과 정세균 의원 등 각계인사가 기공식을 축하하는 테이프 커팅과 기념관의 성공적인 준공을 바라는 마음을 모아 개토의 첫 삽을 떴다.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은 내년 말 완공돼 2016년 7월 개관 예정이다.

이날 기공식에는 인천 보각선원 가릉빈가 합창단이 초청돼 축가를 불렀다.

▲ 위에서 내려다 본 행사 전경.

* 기공식 동영상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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