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스님이 탄허, 운허 두 스님과 함께 ‘한국불교의 세 보물’로 일컬었던 관응스님. 스님은 대강백이라는 칭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분이다. 금강산 유점사 강원과 중앙불교전문학교을 졸업한 뒤 일본 료코쿠대학에 유학하고 돌아온 스님은 유식학의 체계를 세운 강백이자 유학과 신학문, 철학에도 능통한 학승이었지만, 조계종 제1회 포교대상 수상자, 학교법인 보문학원 이사장, 청소년교화연합회 총재라는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불교 최고의 포교사이자, 국내 최초로 6년 동안 무문관 결사를 한 눈 푸른 수행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관응 스님 열반 10주년을 맞아 속세에서는 작은 아버지와 조카로서, 불가에서는 은사와 상좌로서 인연을 이어온 덕해 스님이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책이다.

열반게를 남겨달라는 제자에게 “내가 태어난 것은 그림자와 같으니 그림자는 그림자를 낳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관응 스님은 당신의 말처럼 자신에 대한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은이가 스승의 뜻을 어겨가면서까지 관응 스님의 발자취를 남기려 한 데는 후학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스승 관응 스님은 스스로에게 가혹할 만큼 철저했지만 교육과 포교를 위해서는 아낌이 없었다. 그런 스승을 닮아서인지 지은이도 교육과 포교에 대한 열정은 은사인 관응 스님을 빼닮았다. 사찰 차원에서는 최초로 고등교육기관인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한 스님이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개교 12주년을 넘긴 학교의 역사를 정리해 달라”고 청하는 후학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관응 스님과 스승이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지은이. 지은이는 이 책에서 그 ‘인연의 강’을 따라 관응 스님의 삶과 한국불교 근현대사를 펼쳐보이며, 승려가 지켜야 할 본분사에 대해서도 따끈한 충언을 곁들이고 있다.

덕해스님 지음/소금나무/ 값 12,000원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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