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시대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 등장하면서 직ㆍ간접적으로 사찰의 고유한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 환경?생태단체에서 권유하고 있는 ‘생태사찰조경’도 눈여겨 봄직하다.

오늘날 절을 짓고 보전하는 불사 역시, 필연적으로 사찰주변의 자연생태계에 어쩔 수 없는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생태계의 파괴가 필연적이라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많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장은 “사찰 환경을 지키는 것이 자연환경과 국토의 건강성을 지키는 척도가 된다”며, ‘생태사찰 만들기’를 권유하고 있다.
김 소장에 따르면, 구체적인 실천 행동목표로는 △사찰주변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 △사찰의 물과 환경을 환경친화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조경도 전통적, 친환경적으로 가꿀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월정사 전나무 숲길처럼 거닐고 싶은 숲길 조성이나, 산감이라는 전통 사중의 소임을 부활해 사찰림을 생태적으로 관리하고, 전통해우소를 복원하는 것도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밖에도 △사찰주변의 생태계 보전 △수질환경의 환경친화적 관리 △사찰조경의 전통적 친환경적 관리 △사찰숲의 환경친화적 관리 △전통해우소 복원 등을 권유하며, “이를 위해 사찰 생태교육에 앞서 사찰주변의 생태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역시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옛 스님들은 사찰을 수행자와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인식해왔다. 이는 무분별한 인간중심의 개발은 정책적 잘못 만큼이나 사부대중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다.
사찰 농경지의 화학비료 사용, 필요이상의 물을 사용해야 하는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장, 도로와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숲길을 포장하고 하천을 복개하는 것은 사찰생태환경 보전을 위협하는 대표적 원인이다.
뿐만 아니라 물량주의 불사와 외래수종의 무분별한 식재, 근본 없는 일본식 조경은 자칫 국민들로부터 전통사찰의 환경파괴라 지탄을 받을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사찰 내부의 환경문제를 바르게 지키지 못하면 불교정신의 위기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음이 청정하면 산하대지가 청정해진다”는 『대품반야경』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가 생태적 사찰환경을 지키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절실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편집실/

▲ 서양 민들레.
관련 전문가들은 “귀화식물들이 식용이나 관상용 등 실제적으로 이익을 주고, 일부 귀화식물들은 토양 안정화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우리 고유종과 서식공간을 잠식하거나 파괴하고, 우리나라 고유종을 멸종시키거나, 곤충이나 새 등의 먹이체계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더러는 병원체 등 전파하기도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귀화식물이나 원예종도 다같은 생명체이기는 하지만, 사찰이라는 고유한 공간의 생태계에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귀화식물중 약 25%에 이르는 국화과 식물들은 바람에 의하여 종자를 쉽게 퍼뜨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양등골나물, 서양민들레, 토끼풀 등은 다른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에 침입하여 서식 영역을 넓혀가므로 기존 식물의 서식공간을 축소시킨다. 돼지풀, 양미역취 등의 꽃가루는 인체에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2002년 월드컵을 치루는 과정에서 사찰의 조경이 인위적으로 바뀌면서 특히 장미, 데이지, 튜립, 루드베키아, 자주달개비, 컴프리 등등 많은 귀화 원예식물이 들어와 사찰고유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고유한 조경을 헤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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