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중국불교사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홍일대사(1880∼1942)의 삶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그저 인간이 되고 싶었다》는 홍일대사가 직접 써내려간 글을 가려 엮은 책이다. 탁월한 예술가의 삶을 버리고 출가를 단행한 이유, 계율과 염불을 중시하는 불교관, 인생을 단련하고 죽음 앞에 당당해지는 방법 등을 대사는 글을 통해 전한다. 

중국에서 남산 율종의 11대 조사로 받들고 있는 홍일대사. 계율을 철저히 지키는 대사의 모습에서 오늘날 우리가 잊고 사는 ‘인간의 조건’을 떠올려본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책은 홍일대사가 직접 쓴 이야기로 꾸며졌다.

‘자유로운 예술가에서 중국 근대 4대 고승이 되기까지’에서는 그가 출가하게 된 배경을 볼 수 있다. 항주 영은사에서 계를 받고 그곳 어른스님이 ‘비록 황제라 하더라도 불가에 입문하면 동등하다’고 일러준 한마디를 듣고 수행에 전념하게 된 이야기와 그의 삶을 바꾼 20일 간의 단식을 기록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이어지는 2부는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다’는 주제로 죽음 앞에 당당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여기서 홍일대사는 “임종은 한 해의 마지막 날과 같다”며 걸림 없는 삶에 놓인 아홉 가지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 등을 조근 조근 일러준다.

그리고 ‘그대는 무엇으로 삶을 마주하는가’를 주제로 한 마지막 3부에서는 불법과 철학, 정토종, 인과법과 보리심, 정토종과 지장경, 율종의 역사, 계율 등에 대한 자신의 견지를 드러낸다.

또 이 책에서는 각 부를 마칠 때마다 명구들을 수록했다. 이는 1941년 홍일 대사가 서선사에서 산문을 닫고 은거했을 당시 불경이나 고승 대덕이 남긴 말씀 가운데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정리해둔 것이다. 모두 101가지 명구가 실려 있는데, 구절 하나하나가 인생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따스한 통찰을 담고 있어 삶의 지침으로 삼기에 모자람이 없다.

홍일대사 지음, 전영숙 옮김/불광출판사/값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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