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국의 문화재 7393여 점을 조사한 결과 반수 이상의 보존·관리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긴급조치가 필요한 보물 이상급 문화재 중 불교문화재의 비중이 8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전국 지자체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보와 보물 등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 7393여 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8월 7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정기조사를 통해 부분적으로 조사를 해왔지만 전체문화재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 조사는 보존관리, 소방방재, 생물피해(흰개미), 유물다량소장처 등 4분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중 특히 보존관리 분야에서는 불교문화재 관리 부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조사에서 A~F까지 보존 등급을 부여했고 전체 문화재 중 정비와 즉시조치가 필요한 D, E, F 등급은 23%인 1683건으로 나타났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불교문화재의 문제는 심각했다. 보물급 이상에서 관리가 시급한 D 이하 등급을 받은 문화재는 149건으로 이중 불교문화재가 123건(국보 29건, 보물 94건)으로 80%가 넘었다. 국보급만 해도 불교문화재는 총 68건 중 D이하가 29건(D 8건, E 21건)으로 42%가 넘었다.

대표적인 문화재로 부석사 무량수전(E등급)의 경우 추녀의 부식과 공포재 균열 등이 확인 돼 당장의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쌍계사 진감선사 탑비(E등급)는 지난 보수에 사용된 시멘트의 이탈로 2차 오염이 드러나고 침수가 우려되는 것도 지적됐다. 이번 문화재 조사의 시발점이 된 석굴암의 경우 대좌부와 궁륭천장에 균열이 관찰돼 D등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소방방재 분야에서는 국보·보물·사적급 277건 중 72건이 작동미흡인 C등급을 받았다. 이중 32건이 불교문화재로 예산 수덕사 대웅전 등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해 양양 낙산사, 경주 불국사 등 전통사찰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치부가 여실히 드러난 만큼 공의를 모아 장기적인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계종 문화재 관련 기구의 개선 방향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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