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산스님이 그린 지율존자(왼쪽)와 시선존자.

3천3위의 나한이 한 자리에 모인다.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삼천삼 나한전이 16~29일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개최된다.

나한그림을 선보이는 주인공은 바로 적산스님(용인 수덕사 주지)이다. 해인사 원각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10여 년의 고행 끝에 나한 연작을 탄생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스님은 북한산 노적사 계곡 옆 소나무 아래서 수행정진하던 중 선정에 들어 찰나의 순간에 본 나한을 그림에 담아냈다. 3천3위의 나한은 단 하나의 중복도 없다.

▲ 그림 삼매에 빠져 있는 적산스님.
나한 연작은 스님이 꿈꾸던 작가로서의 꿈과 출가 이후의 수행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나한이라는 주제는 단순히 수행 끝에 얻어지는 불교적 세계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다원화된 현대사회 속에서 복잡한 문제에 직면한 채 괴로움에 허덕이는 개인의 구원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스님은 “오랜 세월 수행하는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그림을 그렸다”며 “수행의 결과물인 삼천 아라한을 통해 이 땅의 불자들의 불심이 심화되어 성불하는 데 일조하기를 기원한다”고 전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1999년 공평아트센터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15년 만 여는 개인전이다. 특히 불교 회화의 현대적 해석과 표현에 있어 그 방법적 모색을 시도하고 창작에 관해 고민하는 작가들에게 대안을 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스님의 종교적·예술적 수행의 결과물을 통해 여느 전시와는 다른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들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적산스님은 지난 2월 대한민국기록문화대상 리더십 부문에 선정돼 불교미술 대중화 공적을 인정 받고 있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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