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물줄기를 바꾼 역작인 광덕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의》 개정판이 나왔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스님의 경전 해석이 더해진 《보현행원품 강의》는 초판 발행 이후 현재까지 34쇄 발행, 총 5만3천 권이 보급된 불교계의 고전이다.

출간 25주년을 맞아 세련된 디자인으로 다시 선보이는 이 책은 “삶의 현장이 곧 수행이다” 라는 광덕스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동시에,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수행의 길을 제시한다.

《화엄경》은 크게 1부 화엄과 2부 화엄으로 분류된다. 1부 화엄은 입법계품 이전까지 내용으로 이 부분의 주된 내용은 ‘부사의한 해탈의 세계’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2부 화엄은 입법계품 이후에 나오는 내용으로 ‘부사의한 해탈의 세계로 들어가는 보살의 광대한 실천’을 다루고 있다. 그 광대한 해탈의 세계로 들어가는 실천의 길이 바로 보현행원이다.

보현행원품은 매우 중요한 경전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래서 입법계품에서 따로 떼어낸 보현행원품의 한문본은 신라시대부터 별쇄본 형태로 널리 유행됐다. 특히 균여대사가 지은 향가 중에 보현십원가가 있다는 것만 보아도 당시 보현행원품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언해본이 빈번하게 간행됐다.


이처럼 보현행원품은 한국불교에서 위상이 매우 높은 경전이었지만 근대에 들어서는 한글 번역본이 나오지 않는 등 주목받지 못하다가 광덕스님에 의해 한글 번역본이 출간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68년 해인사에서 《보현행원품》이 출판되자 성철스님은 서문에서 “심현오묘한 이 진리를 요약한 보현보살의 행원품은 불교의 골수요, 대도의 표준”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난해한 한문 속에 갇혀 있는 것을 광덕스님의 원력으로 국역이 완성되어 모든 사람 앞에 널리 개방되었다”며 광덕스님의 공덕을 칭송하기도 했다.

광덕스님 지음/불광출판사/13,000원

-강지연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