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시인 도정스님의 첫 에세이 《우짜든지 내캉 살아요》가 나왔다. 팔순의 공양주 할매 보살과 젊은 주지스님의 특별하고도 애틋한 인연담을 담았다. 둘은 경상도 사투리로 서로를 ‘시님’과 ‘할매’로 부른다. 같이 장도 담그고, 면에 파마도 하러 가고, 마주 앉아 도라지 껍질도 까고,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더없는 정도 살갑게 나눈다.

시인 도정스님은 이런 사소한 일상을 페이스북을 통해 올리면서 ‘시님’과 ‘할매’ 이야기를 즐기는 팔로어들이 뭉쳐, 그들의 뜨거운 호응과 공감에 힘입어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스님과 공양주 할매의 알콩달콩 따뜻하고 소박한 일상 속에서 한적하고 고요한 산사의 사계절 풍경과 더불어 이웃들의 소소한 나눔의 정을 담뿍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사람 사는 냄새 진하게 묻어나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는 읽는 재미를 주는 덤이다. ‘톺아보다’ ‘졸가리’ ‘잉걸불’ ‘비루먹다’와 같은 잊혀져가는 우리말 사용은 비속어가 판치는 요즘 세대에게 반갑고도 귀한 선물이다.

도정스님 지음/공감/14,000원

-강지연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