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한국선 입문서 《간추린 한국선사상사》가 나왔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연구단 정영식 연구교수가 한국선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선사들과 사상의 흐름을 핵심만 간추려 엮었다.

초심자를 대상으로 했기에, 저자는 한반도에 선이 전래되는 과정, 구산선문의 성립과 종파의 융성, 조계종의 성립과 전개, 임제종의 융성과 고려 말 삼사의 선사상 등과 함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인물과 핵심 사상만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분량도 한눈에 읽어나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양을 줄였다. 보다 많은 것이 궁금한 독자를 위해서 한국선사상 관련 논문 목록을 부록으로 첨부했다. 논문 주제를 시대별로 나누고, 이를 학위논문과 연구논문으로 구분 조사한 목록이다.

제1장 ‘선의 전래와 구산선문의 성립’에서는, 한반도에 최초로 선을 전래한 법랑과 신행, 지덕, 정중무상의 활동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으며, 아울러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걸쳐 형성된 구산선문에 대해 그 특징들을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구산선문에 속하지 않았던 요오순지에 대한 소개도 포함시켰다.

제2장 ‘구산선문의 전개와 종파의 융성’에서는 10~11세기 구산선문의 형성과 사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각국사 의천이야기도 언급한다. 구산선문이 형성될 당시는 대부분 홍주종 계통이 많았지만 위앙동, 조동종 계통도 유입된 흔적이 남아있다. 법안종을 공부하는 승려들이 많았던 것도 한 특징이다. 11세기에 활약한 의천은 송에 유학한 후 해동 천태종을 개창하는데, 이후 천태종은 선종을 흡수하면서 대표적인 종파로 성장했다.

제3장 ‘조계종의 성립과 전개’에서는 12~13세기 고려 중기의 상황이 설명된다. 천태종의 영향으로 점차 쇠퇴하던 선종은 조계종으로 재편되며, 중국과의 교류 확대와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중국선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이 시기에 보조지눌과 제자인 진각혜심에 의해 간화선이 도입, 정착되면서 한국선에서 간화선이 독보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 이자현, 묵암탄연, 봉거학일 등의 활동과 위앙종, 조동종의 선풍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제4장 ‘임제종 중심주의-여말삼사의 선사상’은 14세기, 즉 고려 말기를 다루고 있다. 이 시기는 정치적으로 원의 직접 지배를 받던 시기였다. 때문에 원나라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불교의 타락과 세속화가 극에 달했던 때이다. 그런 중에도 여말삼사(麗末三師)라 불리는 태고보우, 나옹혜근, 백운경한스님은 한국불교의 사상과 전통을 한 차원 높게 계승시켰다. 이 장에서는 그들의 사상과 활동, 저서 등에 대해 간략히 살핀다.
저자는 “한국선에 관한 연구 성과는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했지만 삼국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통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조선시대 선사상을 정리하는 것을 연구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영식/운주사/10,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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