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복장의식에 앞서 인경 시연을 하고 있는 경암스님.

한국불교 전통 불복장의식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대한불교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회장 무관스님)은 9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전통 불복장의식 및 점안의식 시연회를 개최했다.

복장의식이란 부처님을 모시기 전 불상 내부에 오보병, 사리함이 들어있는 후령통과 오방경, 연기문, 다라니 등을 봉안하는 의식을 말한다.

1부 복장의식 시연회는 도량결계 및 오방단 설단부터 시작됐다. 도량결계는 복장의식을 진행하기 위해 법당 내부를 오색실과 신묘장구대다라니, 항마진언으로 결계를 해 정갈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방단은 각각 동방 녹색, 남방 적색, 서방 백색, 북방 남색, 중방 황색으로 꾸민다.

▲ 청중제회.

두 번째 단계는 청중제회다. 모든 청중이 불사를 증명하는 삼화상을 청하고, 도량을 옹호하는 신중작법을 행한다. 이어 상단을 향해 증명창불을 하며 의식의 시작을 고한다. 세 번째 단계는 일주문에서부터 사역 내의 세 군데에서 생반삼분을 진행한다. 도량신을 청해 도량을 청정하게 하기 위함이다.

▲ 후령통 조성.

▲ 후령통 조성.

복장의식의 핵심인 후령통 조성이 그 다음 단계이다. 후령통 조성은 준비한 물목을 모두 담아 오보병을 제작하고 ‘오륜종자-진심종자-입실지-출실지-준제구자-하면원경-오보병-사리함-무공심주-팔엽-상면원경’을 후령통에 차례대로 넣는다. 준비된 후령통은 오방경, 연기문과 각종 다라니와 함께 황초폭자에 안치한다.
복장에 들어가는 물목은 오보병, 오곡, 오보, 오약, 오향, 오황, 오개자, 오채번, 오색사, 오시화, 오보리수엽, 오길상초, 오산개, 오금강저이다.

▲ 복장의식의 제일 마지막인 알가공양.

▲ 복장의식이 끝나고 불상의 배꼽에 준비한 후령통과 다라니 등을 넣고 있다.

복장 물목이 준비되면 마지막으로 조성된 후령통을 단에 올려놓고 부동존진언을 마친 뒤 단상 위에 안치해 ‘알가공양’을 한다. 복장의식은 불상의 배꼽 가운데에 조성한 후령통을 안치하고 불상 내부에 각종 경전과 다라니 등을 모신 뒤 마무리한다.

▲ 점안의식.

2부 점안의식 시연회는 법당 및 성상결계를 치는 것으로 시작됐다. 법당 밖에 오척의 간대를 세워 오색천으로 장엄하고 오색실을 묶어 법당 단상 위에 모신 성상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 오색실은 성상의 오른쪽 귀 뒤에서 시작해 왼쪽 손과 오른쪽 손을 거쳐 걸어 결계를 한다. 그 후 증명법사 단상 위에서 천원과 팔엽대홍련도, 금강저를 결계하고 증명법사 단상 위의 쇄수기에 이르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 결계는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오색실을 타고 내려와 강림하는 것을 의미한다.

▲ 점필법.

결계가 마무리 되면 점안의식에 이어 점필법으로 점안을 마무리 하고 부처님을 법당 안에 봉안한다.

이날의 시연은 대한불교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 소속 무관스님, 성오스님, 도성스님, 경암스님이 직접 불복장에서부터 점안의식까지 선보였다.

▲ 시연회를 마치고 보존회 총무 경암스님은 "첫 시연회, 첫 공개에 부족함이나 불편함은 너그럽게 용서하라"며 "긴 의식 끝까지 봐줘서 감사하다"고 폐회사를 말했다.

시연에 앞서 무관스님은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를 불어넣는 복장ㆍ점안의식은 오래된 전통으로 《조상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성상소화복장의’ 기준에 맞춰 복장 물목을 준비하고 시연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법식이 어지러워지고 간략화되는 추세가 우려가 돼 보존회를 설립해 비밀리 전수되는 의식을 공개시행함으로써 많은 분들이 불상에 대한 이해와 복장의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문화부장 혜일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이번 시연으로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이 불교무형유산이자 한국 전통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더 좋은 성과를 도출해내길 바란다” 밝혔다.

김리나 명예교수(홍익대)는 “수백 년 동안 비밀리에 전해왔던 불복장 보존의식을 공개한 이유는 부처님 진신에 대한 의식이자 다른 어떤 의식보다 신성하기 때문에 그 진정한 의미와 상징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리”라며 “보존회를 설립하고 시연회를 준비한 네 분 스님께 감사를 하며 앞으로 많은 연구와 발전을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대한불교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는 오는 10월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이 지닌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리는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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