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6월 29일은 만해 한용운 스님이 입적한 날이다. 올해로 70주년. 만해스님은 선학원을 주무대로 항일독립운동과 집필활동을 펼쳤다. 따라서 매년 선학원에서는 만해스님 입적 추모 다례재를 봉행해 오고 있고 이 다례재에는 만해스님의 딸 한영숙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들이 참석한다. 말하자면 만해스님 다례재의 대표성을 선학원이 갖고 있는 것이다. 선학원의 설립정신은 만해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만해스님이 설립조사의 한 분이기도 하거니와 선학원의 역사적 표징으로 남고 있는 민족불교와 정화불교가 다름 아닌 만해스님이 주창한 정법과 불교혁신의 기치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불교는 만해스님의 삶의 업적과 정신을 계승하고 선양하는 일에 깊은 관심과 동참이 있어야 한다. 만해스님은 한국불교사의 혼이며 기개이고 빛이다. 이번에 선학원은 입적 70주기를 맞아 추모제를 예년에 비해 규모를 키워 치렀다. 70주기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세월호 등 사건으로 국가와 민족이 처한 우울한 시기에 만해스님의 가르침을 되돌아보자는 목적도 들어 있었다. 만해스님을 기리는 행사는 종파를 초월해 범종단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만해스님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만해스님의 삶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만해스님의 사상과 정신을 현대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깊이 연구하고 있다.

“조선청년이여, 만해를 배우라”는 위당 정인보 선생의 말은 현재에 더욱 유효하다. 선학원은 올해 추모제를 기점으로 만해에 대한 기념행사를 더욱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불교계의 전폭적인 관심과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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