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슬프고 두렵다. 불교는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자 새로운 생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가르침대로라면 슬퍼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어디 중생들의 마음이 그런가?

49재는 망자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천도의식이다. 7일에 한 번씩 49일간 7차례 봉행한다. 49재는 망자들의 가족만의 의식은 아니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49재 봉행에서 보듯이 가족적, 종교적 의식에서 국민적, 일반적 추모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불교가 보는 점은 사람이 죽으면 지은 업(業)에 따라 다음 생을 받는다는 ‘윤회’이다. 49재는 다음 생을 받기까지 대기기간과 같다. 이 기간 동안 중음신(中陰神)으로 떠돌다가 자기가 지은 행위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 49재는 대기기간 동안 망자의 다음 생이 좋은 곳으로 결정되길 비는 가족들의 정성을 담는다.

무비 스님은 49재 법문집 《일곱 번의 작별인사》에서 49재의 의미를 설명하고, 어떤 자세로 치러야 하는 지 안내한다. 더불어 윤달에 주로 하는 생전예수재와 백중날하는 우란분재에 대한 궁금증을 《금강경》《지장경》《임제록》 등 경전과 선어록을 인용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49재가 허황된 제사의식이 아닌 점을 강조한다.

무비 스님은 49재에 대해 “근원이 맑고도 고요해서 옛날도 없고 지금도 없다. 묘한 본체는 원만하고 밝아서 어찌 태어남이 있고 죽음이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49재가 죽은 자에게 생사가 둘이 아님을 깨달아 이생에 대한 집착을 끊고 좋은 데에 나고, 살아있는 사람들 또한 생명의 실상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님은 망자의 다음 생에 대한 희망과 살아있는 이들의 행복한 삶의 생명력을 충전하게 하는 의식이 49재라고 강조한다. 스님은 사람이 부처님(人佛)이라고 강조한다.

무비 스님의 49재 법문집 《일곱 번의 작별인사》는 슬픔과 절망에 빠진 가족과 친지, 친구들에게 부처님의 진리말씀을 전한다. 49재에 참석했다가 불교와의 새 인연을 맺는 인연 등의 이야기가 있듯이, 이 책이 49재 참석자들을 새로운 인연으로 이끌 것이다.

무비 스님/불광출판사/9,800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