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국불교 전법 50년의 역사가 부정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는 사실이며 진실이어야 한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고 할망정 사실의 역사라면 부정되어선 안 된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족보에 맞춰 인물로 역사를 평가하는 행태는 결코 옳지 않다.

올해를 한국불교 미주 전법 50년으로 지정하고 지난 해부터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해 온 기획단이 최근 조계종 총무원과 수덕사 측의 전법 50년 지원불가와 행사개최 반대 입장을 전해오자 난감해 하면서 깊은 실망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솔직히 경보스님이 생전 조계종을 탈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에 와서 이러한 주장이 제기될 수 없다.

미주전법 기원을 숭산스님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와 모순을 안고 있다. 더욱이 특정문중의 힘을 앞세워 한국불교 전법50년의 역사를 어그러뜨리고 있는 현 상황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사고 있다. 원칙과 상식을 깨고 조직과 힘의 논리를 내세워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행위는 ‘마피아’와 다를 바 없다. 만일 숭산스님의 문중으로 분류되는 수덕사 측이 이번 한국불교 전법50년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세했다면 교계 안팎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숭산스님을 기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은 역사의 몰이해에 기인한다. 더욱이 역사학 전공자가 아닌 한 포교사의 억지 주장에 끌려가는 교계의 현실 또한 어이없다. 전문 역사학자들에게 이 사안을 놓고 자문을 구해보라. 비웃음 사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숭산스님 이전 미국에 들어가 지금도 활약하고 있는 인사들이 부지기 수다. 경보스님이 만든 사찰과 그 법맥을 잇고 있는 출 재가들의 활약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역사와 삶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전법50년 시비의 중심에 있는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은 분명한 답을 내려주기 바란다.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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