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개인적 괴로움이나 타자와의 이별을 동반해 사회적 괴로움으로 확장된다. 개인이 애착하는 대상과의 별리는 중생이 겪는 가장 큰 고(苦) 중 하나이다. 떠난 자는 말이 없으나 보낸 자는 절규하고, 죽음을 겪고 보내는 시간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 죽음의 현상이다. 우리는 망자를 보낸 이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슬픔을 나누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인 탓이다.

특히 유족들의 슬픔은 현실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족은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그 슬픔은 평상적이지 못하고, 그 이면에 해결하지 못한 슬픔과 분노, 후회 등을 가슴 속 깊이 멍울로 남긴다.

J.윌리엄 워든(J. William Worden)의 《유족의 사별슬픔 상담과 치료》는 상담과 치료를 통해 그들의 슬픔과 후회 등을 위로하고 지지하는 방법적 모델을 제시한다.

지은이 워든은 “사별슬픔의 상담과 치료를 위한 애도함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에는 애도를 위한 과업뿐 아니라 애도하는 것을 중재하는 부분까지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상담자는 유족들과 상담할 때 이 두 가지를 다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책을 옮긴 이범우(동국대 생사의례학과) 씨는 “지금까지 등한시 돼왔던 유족의 심리치료에 대한 바른 이해와 중요성이 표면에 드러나 유족의 삶이 고통 받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였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이범우 씨는 “죽음으로 인한 상실의 감정과 고통 그리고 병고, 이혼, 사회적 지위의 추락, 사업의 실패, 애완동물의 죽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절망감에 빠진 사람들을 도우려고 혼신을 다한 저자의 마음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유족의 사별슬픔 상담과 치료》는 6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애착과 상실 그리고 사별슬픔의 경험을 맨 첫 장에 다뤘다. 이어 애도 과정의 이해와 사별슬픔 상담의 모델과 실질적용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다. 또 사별슬픔의 애도에 실패하는 경우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별슬픔의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자살, 돌연사, 낙태, 에이즈 등 특별한 유형의 사별과 관련된 애도 방법을 소개했다.

《유족의 사별슬픔 상담과 치료》은 웰다잉(Well Dying) 시대에 꼭 필요한 죽음관련 상담사들을 위한 교재로 적합하다.

J 윌리엄 워든, 이범수 옮김/도서출판 해조음/20,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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