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일스님.
한국불교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통사찰 942곳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작됐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부장 혜일스님)는 26일 “전통사찰이 가진 가치에 비해 조사가 안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문체부 지원을 받아 지난해 기초조사를 시작으로 5개년 계획에 맞춰 조사에 착수해 전통사찰의 사역, 전각, 자연환경 등을 총체적으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전통사찰 전수조사’는 지난해 전국 9개 사찰을 샘플로 조사항목 마련을 위한 ‘기초조사’를 했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 4개년에 걸쳐 본격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총 예산은 40~50억 원을 예상한다.

그 중 6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올해는 전국 942개 전통사찰 가운데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에 위치한 141개 사찰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간다. 2015년에는 광주 강원 전북 전남 제주지역의 273곳, 2016년에는 인천 대전 세종 경기 충북 충남지역의 276곳, 2017년에는 서울 대구 경북지역의 252곳이 조사 대상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건축물을 중심으로 전통사찰을 구성하는 사찰림과 노거수, 조경 등 사찰식생과 성보문화재, 토지 및 기타 주요 사항을 전반적으로 조사한다.

건축물은 비지정 문화재를 중심으로 보존 상태와 보존가치를 파악하고, 최근에 지은 건물도 전통사찰 경관에 부합하는지 파악한다, 사찰식생은 사찰림이 가지는 경관성과 방재성을 검토하고 사찰 조경 식재 현황을 조사한다. 뿐만 아니라 사찰 내 노거수 등이 가지는 역사적 유전적 보존가치 확인에도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사찰 사역 확인에도 집중한다. 중심사역 내의 행위제한구역을 파악하고 사역 내 토지의 지목 확인 작업도 진행된다.

전통사찰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홍병화 박사는 “전통사찰은 유기체적 생명으로 볼 수 있다”며 “조사는 항공촬영을 통해 조사 당시 경관을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건축물 조사, 중심사역서 반경 50~100m에 달하는 사찰림 조사, 보호수 외에 노거수 특이수목 상징목 등을 확인하는 경내 녹지 조사 등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사단은 총 11명.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전문 인력은 유동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통사찰 전수 조사 결과는 연말에 정책보고서로 발간해 앞으로 전통사찰 보전·관리 정책을 수립하는데 활용하고, 전통사찰 지원요청 등 업무처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혜일스님은 “사찰에는 100여 년 전에 지어졌음에도 등기가 안 된 건물이 있는 등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양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번 전수조사를 토대로 무분별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불사를 막기 위해 불사추진위원회(가칭)도 운영해 불사 사전승인제로 2~3년 안에 정착시킬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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