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 민중봉기 55주년 기념식이 인도 다람살라 티베트망명정부 쫄라캉에서 10일 거행됐다.

55년 전 3월10일, 티베트에서는 14대 달라이라마(뗀진갸초, 79)를 수호하고 중국의 강제 점령에 항거하고자 수도 라싸에 집결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달라이라마는 인도로 망명길에 올랐으며 팔만 명의 티베트인이 그 뒤를 따랐다. 현재 티베트 망명자는 육백만 명. 티베트 본토의 2.5%다.

10일 오전 9시(인도 현지 시각) 티베트 망명정부가 수립된 다람살라 쫄라캉에서는 티베트 민중봉기 55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유럽연합(EU) 경제사회위원회(European Economic and Social Committee, EESC) 회장 헨리 마로세(Henri Malosse)가 내빈으로 초청되었으며, 방미 일정을 마치고 9일 다람살라로 돌아온 달라이라마는 이번 정치적 행사에 불참했다.

▲ 유럽연합(EU) 경제사회위원회(European Economic and Social Committee, EESC) 회장 헨리 마로세(Henri Malosse, 가운데)는 이번 민중봉기 55주년 행사의 내빈으로 다람살라를 찾았다.

헨리 마로세 회장은 달라이라마와 중앙티베트행정부의 중도노선 우메람(Umaylam)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의 다람살라 방문 이전 유럽연합 중국 대사 양이 양(Yanyi Yang)으로부터 “달라이라마와 회동을 철회하고 다람살라 방문 일정을 취소할 것”을 항의 받았으나 “지금이야말로 중국은 변화를 해야 할 시기”이며 “티베트인을 비롯하여 인권에 더 이상 피해를 입히는 중국 정부의 만행은 중단되어야할 것을 권고했다”고 연설했다.

이어서 마로세 회장은 “최근 통계에서 유럽인구의 80%가 달라이라마를 존경하고 그의 뜻을 후원한다고 밝힌 바를 따라 중국은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5일간의 다람살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 마로세 회장은 달라이라마와 개인적인 회동을 가졌으며, 달라이라마는 11일에 열린 티베트 망명정부 국회의사당 개원식의 공개 석상에 올해 처음 모습을 보였다.

▲ 기념식 후 티베트에 자유가 도래하기를 기원하는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총리 롭상상게 박사(46)는 민중봉기 55주년 성명서를 통해 2014년도 망명정부의 과제를 공시했다. 달라이라마의 인도 망명 당시 육로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 타왕 지역과 수 천 명의 티베트인들이 피신했던 지역인 봄딜라 및 투팅을 지난 1월 시찰한 롭상상게 박사는 그 감회를 서두로 열었다.

“1959년 이후 달라이라마를 위시하여 망명한 많은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타지에서 운명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티베트에 거주하는 무수히 많은 동포들이 그들의 가족과 상봉하지 못하고, 자유를 실현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그나마 나를 위안하는 것은 그들의 희망과 꿈이 그들의 자녀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침공이 있던 1950년대 티베트 캄과 암도 지역의 첫 봉기 이후 오늘의 분신 저항에 이르는 시간 동안 티베트 내부의 투쟁은 결코 경감되지 않았다. 오늘날 티베트의 투쟁은 젊은 세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들은 명확한 구호로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 그리고 통일을 요구하고 있다. 티베트 북부 디루 지역에 있는 찹차(Chabcha) 소학교에서는 중국 국기를 게양하는 것을 거부하고 티베트어로 수업하고 있다. 외신을 통해 들려오는 티베트의 인명 피해와 환경 파괴 소식은 중국정부가 선전하는 “몇 가지의 문제를 제외하고 티베트인들은 자국에서 매우 행복하다”는 바의 진실을 반증한다.”

▲ 티베트의 애국가를 부르는 티베트학교의 학생.
“2009년도 이후 티베트 전역에서 126명에 달하는 분신이 일어났다. 중단을 위한 지속적인 호소에도 불구하고 분신은 멈추지 않고 있다. 2013년 12월 19일에 소신공양한 승려 출팀갸초(Tsultrim Gyatso)는 그의 유서를 통해, “내 목소리가 들리는가? 그것이 보이는가? 그것이 들리는가? 나는 달라이라마의 귀환을 서원하며, 투옥된 판첸라마를 석방하고 육백만 티베트인의 복지를 위하여 나의 소중한 몸에 불을 놓는다”고 밝혔다.”

“망명지와 이민지에서 탄생한 티베트 신세대들은 티베트를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 때문에 도전적인 현실에 대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오는 2020년은 중국의 티베트 침공 70년이다. 티베트중앙행정부는 티베트의 현안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모든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 되도록 총력을 다하여 티베트의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다.”

총리 롭상상게 박사는, 불완전한 망명지에서의 삶에서 티베트인은 중국의 점령과 망명의 생활 사이의 간극을 조정할 것을 당부했다. 장기적으로 세계에 티베트인을 향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그 방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의존해온 해외 원조에서 개인과 집단은 주도적으로 자립할 것을 강조하면서 교육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투자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자립 경제와 과학 기술 그리고 정부 구조의 측면에서 그 토대를 구축할 필요에 대해 역설했다. 무엇보다 티베트불교가 지닌 고유한 불교 유산을 소중히 하고, 그러한 전통 가치에 현대적인 교육 체계를 접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14대 달라이라마와 중앙티베트행정부 총리 롭상상게 박사는 지난 2월21일 미국 워싱턴DC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하고 티베트 중도정책의 협력을 지지 받았다. 사진제공=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지난 2월2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맵룹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달라이라마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총리 롭상상게의 회동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중도정책 협력에 대한 확답을 얻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도정책 우메람을 적극 지지했으며 티베트 문제를 종결하는 유력한 방법으로 결론을 모았다. 중앙티베트행정부는 시진핑 주석을 위시한 중국 지도부는 온건적인 입장으로 티베트에 관한 대화해 응대하기를 바랐다.

인도 다람살라= 가연숙 객원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