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배철러의 《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이 궁리에서 나왔다. 이 책은 히피에서 승려로, 다시 재가불자로, 수행자로 살아온 영국 청년 스티븐 배철러가 자신의 구도 여정을 기록해 재구성한 역사적 붓다의 삶이다.

저자는 붓다 사후 그 제자들이 편찬한 중요한 불교 설법 모음집인 팔리 경전을 근거로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바라본 인간 붓다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왕국을 버리고 깨달은 왕자에 대한 신화, 그 아래에 인간 싯닷타 고타마의 이야기가 조각조각 드러난다. 저자의 이러한 시각은 본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는 깨달음과 함께 시작된다. 그 이야기는 인간의 삶과 사회가 어떤 것일 수 있는지에 대해 급진적인 통찰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시각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그의 사후에 그것을 유지시킬 공동체를 만들면서 나머지 45년을 보낸 사람에 대해 말해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불교적 가치를 세속주의와 현대성의 맥락 안에 구현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헌신적인 재가신자의 시각에서 쓰였다”며 “불교가 스스로 울타리를 친 신자들의 구역 밖에서 융성하려면 그것이 발달해온 환경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며 적응해야만 할 것”이라고 책을 쓴 이유를 밝힌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진실과 맹목적인 믿음은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인본주의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지만 우리의 유일한 진짜 희망은 여기에 있다”며 “솔직하고 진지한 자기 성찰과 비평적이고 철저한 검토를 담은 책에서 스티븐 배철러는 이런 많은 분야에 불교의 세계를 더하고 있다”고 서평했다.

신화를 걷어내고 인간으로서의 붓다, 역사적 인물로서의 붓다를 찾아내고자 노력한 《어느 불교무신론자의 고백》. 붓다가 업과 내세 개념보다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더 관심을 가졌다는 저자의 주장 속에 흠뻑 빠져보자.
스티븐 배철러/궁리/18,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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