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스님이 노환으로 몸이 편치 않았다.
원주가 찾아와서 물었다.
"스님,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마조스님이 말하였다.
" 일면불 월면불이지."

《불설불명경(佛說佛名經)》이라는 경전에 따르면, 월면불(月面佛)은 하루밖에 못 살고, 일면불(日面佛)은 1천800년을 산다.

마조스님은 불성(佛性)을 깨닫고 나면 장수(長壽)하는 일면불이나 단명(短命)하는 월면불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이는 ‘상자(절명한 인물)처럼 오래 산 이도 없고, 팽조(장수한 인물)처럼 일찍 죽은 이도 없다’는 장자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대체 시간이란 무엇인가? 나눠서 보자면, 흘러간 시간은 과거요, 지금 이 자리의 시간은 현재요, 앞으로 올 시간은 미래이다.

부처님은 과거의 자신을 알고 싶다면, 지금의 자신을 보면 된다고 했다. 미래의 자신을 알고 싶어도, 지금의 자신을 보면 된다고 했다. 지나간 과거의 인과(因果)는 지금 자신의 모습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는 지금 자신의 인과가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벽암록(碧巖錄)》에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귀중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바로 여기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이 사람의 전부로 여기며 살아야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 모두 하루를 백년처럼 여기며 살자. 설날 떡국을 받는 마음으로 변함없이 한 해를 산다면 그 해의 가을에는 풍성한 수확을 얻을 것이다. 우리 모두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자. 그러면 사랑하는 가족, 친구, 친척, 이웃들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법진스님/본지 발행인,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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