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주변에는 갖가지 소문들이 무성하다. 다수의 스님들이 모여 ‘정치’를 하다 보니 갖가지의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알게 모르게 그런 이야기들이 퍼져나가게 된다. 물론 믿을 만한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정적(政敵)을 제거하거나 흠집 내기 위한 중상과 모략이 난무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총무원 주변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지금 떠돌고 있는 소문은 이렇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거대 여당을 만드는 걸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종회의원들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각 본사의 쓸 만한 사람을 골라 벌써부터 밀착 관리에 들어갔다. 그의 1차 목표는 오는 10월16일 치러지는 제16대 종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이상 확보하여 집권 후반기를 자신의 뜻대로 이끌고, 차기 원장을 자신이 낙점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만약 기대 이상으로 성과가 좋아 종회의원을 3분의 2 이상 확보하게 되면 자승스님의 2차 목표가 드러난다. 그건 계획을 바꿔 자신이 총무원장을 한 번 더 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기에 종헌을 펼쳐봤다. 제53조 제2항에는 ‘총무원장의 임기는 4년으로 하며,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만일 자승스님이 그런 꿈을 꾸고 있다면 이 부분을 손질해야만 한다.

종헌 개정에 관해서는 제130조 제2항에 ‘종헌 개정안은 중앙종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종회의원 81명 가운데 54명을 확보하면 된다. 문제는 제131조 ‘총무원장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종헌 개정은 그 종헌 개정 당시의 총무원장에 대하여는 개정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라는 부분이다.

종단 내부에 밝은 한 인사는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한다. “종헌을 개정할 때 그 조항을 없애버리면 돼요.”

법리적으로 그게 가능한지 법률을 전공하지 않아서 모르겠다. 또 차기 총무원장 문제를 지금부터 염려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자승스님이 3임을 노린다는 황당한 이 이야기가 헛소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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