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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안, 불교 밖]한반도 대운하
“비밀리 추진할 사안 아니다”
2009년 07월 08일 (수) 10:35:00 정성운 woon1654@korea.com

한반도 대운하 반대운동이 거세다. 종교인들로 구성된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운하 예정지 100일 도보순례로 계속되고 있고, 지난 3월 25일에는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이 출범했다.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에는 전국 115개 대학에서 2천466명(24일 현재)의 교수들이 참여했는데, “시대착오적이고 타당성 없는 한반도대운하 사업이 철저한 검증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실을 방관하는 것은 지식인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한반도대운하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해” 모임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서도 한반도대운하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았다. SBS와 중앙일보,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비례할당 표집 방식에 따라 패널로 선정된 19살 이상 남녀 1천37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반대가 57.9%로 찬성 30%보다 두 배 가까이 많게 나타났다. 대선 직후에는 반대 45.6%, 찬성 43.1%로 찬반이 팽팽했다. 석 달여 만에 반대여론이 급속히 확산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 3월 26일 운문사 승가대학의 120여 학인들이 예정지 100일 도보순례에 동참했다. 순례단은 4월 1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공원에서 경부운하 구간 마무리 행사를 갖고, 5일에는 영산강 하구언 요트경기자에서 영산강 구간 출발행사를 거행했다.
4.9총선에서도 한반도대운하는 뜨거운 쟁점이다. 국토해양부가 한반도대운하 건설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이 밝혀져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한겨레>는 3월 28일자 인터넷 판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 강행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내부 보고서(<한겨레> 28일치 1면) 외에 국토부는 이미 추진 전담조직을 비밀리에 가동하면서 대운하 사업 참여 제안서를 낼 민간 건설업체들과 수익성 확보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한 유명 설계사무소에서는 건설사 컨소시엄들이 의뢰한 설계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며 “이런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대운하 사업 밀어붙이기가 4·9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대운하 사업은 검토할 사항이 많으므로 민간제안서가 제출되기 전이라도 이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 공약에서 운하 사업 계획을 빼고, 정부는 비밀리에 추진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어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한반도대운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숨 가쁘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3월 30일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 국민의 뜻을 묻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명백한 거짓이며, 총선 공약에서 경부대운하를 제외하겠다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재앙적 경부대운하 강행을 위한 음모”라고 비난하며 경부대운하 반대 정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60∼70%가 반대하는 대운하를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깔보는 것이다. 이 정권이 독재정권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 문제는 정치논리로 풀어서는 안 된다. 공약을 했다고 해서 토목공사 하듯이 무조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총선 후 환경·재정 전문가들이 차분히 검토해서 과연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고 당정이 논의해 결론을 낼 것”이라며 한발 물러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반도대운하는 국민들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십조원이 넘는 공사비가 들어가고, 생태·환경·문화재 훼손을 불러오고, 수질오염과 수압에 의한 둑 붕괴 시 한반도 전역을 휩쓸 ‘물폭탄’이라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한반도대운하를 총선 공약에서 뺐다. 비껴가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정당하게 공약으로 제시하고 심판을 받는 것이 공당(公黨)의 마땅한 태도이다. 얕은 수로써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 목표는 국민을 기망함으로써 얻는 불명예이다. 주권자인 국민을 이긴 권력은 없다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정성운/전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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