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믿음이란 맹목적인 것이 아닙니다. 바르게 알고 믿어야 합니다. 만일 잘못 알고 믿으면 그 믿음에는 아무 공덕이 없습니다. 또 불교의 믿음에는 실천이 따라야 합니다. 바른 법을 믿고 이해하고 또한 그 법을 행할 때에 신앙의 궁극 목적인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습니다. 불교 특히 대승불교의 신앙생활은 이와같이 신(信), 해(解), 행(行), 증(證)의 과정을 거쳐야만 소기의 목적을 성취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옛날 일명스님이라는 분도 믿기만 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무명만 더욱 더하고, 이해하기는 하고 믿지 않는다면 삿된 소견만 더욱 커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 살기를 원하고 누구나 다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도 잘살게 되고 행복하게 되는 근본원인인 부처님의 진리를 믿고 실천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간 아닌 다른 절대자의 능력을 믿으려 하고 권력이나 금력만 믿으려 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믿을 것을 믿지 않고 믿어서는 안될 것을 믿는 데에 우리의 불행과 고통이 따릅니다. 권력과 금력과 기계와 과학의 힘은 그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물질도 권력도 돈도 영원히 믿을 것이 못됩니다. 우리를 영원히 허무하지 않게 하는 것은 진리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의지할 수 있는 진리는 역시 불교밖에 없는 것입니다.

덕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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