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불자님들의 소원이 모두 성취되길 기원합니다.

불기 2558년은 공동체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한 해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공동체 정신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위기를 극복해 왔고 화합과 소통을 기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지난 해 말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사회는 좌우 갈등이 더욱 커졌으며, 불신의 골도 깊어졌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의 87%가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의식조사결과는 놀라움마저 안겨주고 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행복한 정토의 시대를 열기 위해선 대립과 갈등과 반목을 없애야 합니다. 그래서 ≪유마경≫의 “이웃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동체대비의 불이(不二)정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공동체 정신으로 하나가 된다면 극복 못할 어려움이 없습니다.

희망의 새해란 관념으로 흐르거나 허황된 바람으로 설정되어선 곤란합니다. 구체적인 목적과 계획으로 실행해 나아가야 할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희망은 저절로 성취되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공동체 정신의 발현은 서원(誓願)에 있습니다. 서원은 정진과 지혜가 전제될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뼈를 깎는 인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를 내려놓고 대중의 이익을 우선하는 희생정신이 따라야 합니다. 또 우리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고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구슬땀을 흘리고도 도로에 그치고 만다면 오히려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는 어리석은 행위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저널 독자님과 불자 여러분!

공동체 사회의 안녕과 전진은 누구에게도 위협받거나 방해되어선 안 됩니다. 이를 위해 불자들이 상생과 통합의 역할을 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정치 사회 경제 사회 교육 등 제분야에서 양극화가 심화된다면 공동체 정신이 추구하는 행복의 조건 또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불퇴전의 정진력으로 지혜롭게 실천해 나아갑시다. 서원을 이루기 위한 정진과 지혜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줍니다. 물질위주의 패러다임을 자연과 생명을 중시하는 건강한 정신세계의 패러다임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가 먼저 공동체 정신을 발휘한다면 세계인류의 평화와 평등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일이 될 것입니다. 특히 부처님이 말씀하신 공업중생(共業衆生)은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사회적 또는 경제적 약자들을 제쳐두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 갑오년 새해를 맞아 대승적 차원에서 공동체 구현을 위한 정진과 지혜를 실천해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불기 2558년 1월 1일 갑오년 새해 아침
본지 발행인·재단법인선학원 이사장 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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