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 해 첫 아침을 여는 해는 희망과 평화 그리고 행복의 빛으로 산하를 비춥니다. 밝은 빛살 속으로 상서로운 군마(群馬)가 힘차게 달려오며 희망과 행복의 장엄한 서곡을 연주하는 듯합니다. 일체중생이 밝은 기운을 받아 환희 공양을 베푸니, 삼라만상이 그대로 불보살의 구현입니다.

이 찬란한 새 아침, 우리는 올 한해를 살아가는 지혜를 되새겨야 합니다. 올 한해는 일체를 공경하는 해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나를 낮추면 세상이 높아지고, 상대를 높이면 세상이 평화로워 집니다. 모든 갈등은 나를 높이는데서 비롯되고 모든 고통은 나에 대한 집착으로 오는 것이니, 올 한해는 나를 낮추고 일체를 공경하는 지혜로 살아갑시다.

일찍이 석가모니 부처님도 고집멸도의 성스러운 진리로 법계의 근원을 파악 하셨으니, 그로부터 팔만사천의 법문과 십조구만오십팔자의 장광설이 베풀어졌습니다. 그러나 일체의 법문과 장광설도 결국은 나 한사람의 마음으로부터 발현하고 귀착되는 것이니 나를 다스리는 것이 우주 법계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나를 다스리는 것의 최상은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이니, 상불경 보살의 다함없는 수행이 그 표본이라 하겠습니다.

세상에는 아집과 독선 그리고 편견의 파도가 한 순간도 그치지 않습니다. 인류를 위협하는 재해와 전쟁의 공포는 물론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국가 민족 간의 갈등이 들끓고 있으니, 어느 땅에 평화의 꽃 한 송이를 피울 수 있겠습니까? 

불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새해에는 우리 모두 상불경 보살로 살아갑시다.

다툼이 없으면 평화롭고 차별이 없으면 평등합니다. 일체를 긍정하는 마음에서 천지의 조화가 드러나고, 상대를 공경하는 마음에서 상생의 복락이 펼쳐집니다.

갑오년 새해를 시작하며,
천지가 원융하고 일체가 원만하여 정토의 문을 활짝 여는 대지혜가 함께하길 기원 드립니다.

불기 2558년 元旦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장도정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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