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나마 쳇바퀴 같은 활동영역을 벗어나 고요한 산사에서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수행과 점검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템플스테이가 선보이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방하착(放下着)의 자세로 일상생활의 끈을 놓고 일정기간 출가생활을 경험케 함으로써, 참가자들에게 평소에 겪어보지 못한 인내를 적지 않게 요구한다. 하지만 그 어려움에 버금가는 교훈을 현대인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템플스테이의 큰 묘미이기도 하다.

‘극도로 제한된 움직임’이나 ‘침묵으로 시작되는 자신의 내면과의 대화’ 등으로 진행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바쁜 일정에 쫓겨 잠시라도 자신의 본래면목을 바로 보지 못했던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삶의 방식을 체험하게 하는 기회’, ‘마음의 묵은 때를 닦아내는 정화’ 등의 의미로 다가설 것이다.

특히 불자들에게는 ‘실천적 체험’이라는 더 큰 의미로 다가선다. 불가에서 극도로 경계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알음알이’다. 체화(體化)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앎은 병통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템플스테이는 이론이나 낭설에 치우친 불자들에게 실질적인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그 병통을 넘어서게 하는 능력을 배가시켜 준다. 곧 템플스테이 입재와 회향에는 “이 문 안에 들어와서는 알음알이를 두지 마라(入此門內莫存知解)”는 불가의 가르침에 떳떳할 수 있는 수행 정진의 체험이 있는 것이다.

여름철은 피서(避暑)의 계절이기도 하다. 불자들에게, 그리고 부처님 가르침에 관심 있는 현대인에게는 피서를 ‘햇볕에 그을린 육체’보다 ‘욕망으로 들끓는 정신을 쉬게 하는 기간’으로 보는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이나마 템플스테이를 통해 자신의 나침반을 바로 세우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이 될 것이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